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즈음에는..
밤마다 자주 심한 바람이 불었다.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귀를 열면
바람은 모든 것들을 펄럭거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벽도 펄럭거리고 천장도 펄럭거리고
방바닥에 펄럭거리는 것 같았다.
이따금 목이 떨릴 정도로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다.
꼭 누구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고..
그저 막연하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사실 외로웠다.
내 육신곁에 사람들이 많았으나..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이외수 ‘그리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