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행복한 가정 속의 일원으로 보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도 실은
밝고 따뜻한 페르소나를
집단적으로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다 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고 주장하며
자식을 스파르타보다 더 혹독하게 교육하는 부모들,
아내를 착취하는 남편들, 때리지는 않아도 매일
냉담한 언어와 표정으로 서로를 학대하는 가족들.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
서로를 향한 원망과 증오를 숨긴 채,
사랑하는 연기를 하고 있었다.
사랑이 부족해서 상처가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입히는 것이었다.
화목한 가정으로 보이는 집에서 자라난 아이들도
트라우마가 있다.
사랑받지 못해서 발생되는 트라우마도 있지만,
사랑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하여 생기는
트라우마도 있는 것이다.
나는 아주 행복해 보이는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랐지만,
트라우마가 없는 척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해버렸다.
트라우마가 없는 척 말끔하게 위장할 에너지로
트라우마를 고백하고 치유했다면
나는 더 밝고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나지 않았을까.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힘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나는 넘치는 사랑을받고 있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다’라는
뿌리 깊은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더 많이 웃어주고,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칭찬해주는 부모의 사랑 앞에서
아이는 더 나은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정여울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