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사의見利思義 - 이익을 보고 의리를 먼저 생각함
견리사의(見利思義) - 이익을 보고 의리를 먼저 생각함
볼 견, 이할 리, 생각 사, 옳을 의
見危授命(견위수명)을 따로 떼어 소개했을 때 나온 대로 눈앞에 이익을 보고(見利) 먼저 의리에 합당한지를 생각하라(思義)는 이 성어가 앞에 나온다. 공자님 말씀이라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安重根(안중근) 의사다. 북간도와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斷指會(단지회)라는 비밀 결사조직을 결성하고 항일 독립운동을 펼치던 안중근 의사가 106년 전 오늘(1909년 10월26일)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이등박문)를 사살했다. 순국할 때까지 뤼순(旅順/ 여순) 감옥에서 남긴 遺墨(유묵) 중에 보물 제569-6호로 지정된 것이 바로 이 글이다. 동아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論語(논어) 憲問(헌문)편에서 제자 子路(자로)가 완성된 인간에 대해 여쭙자 孔子(공자)가 답한 이야기에서 나온다. 완전한 인격자가 되려면 모두 魯(노)나라의 대부인 臧武仲(장무중)의 지혜, 孟公綽(맹공작, 綽은 너그러울 작)의 무욕, 卞蔣子(변장자)의 용기, 제자 冉求(염구, 冉은 나아갈 염)의 재주를 갖고 예악을 겸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못할 때엔 ’이익 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한 그 말들을 잊지 않는다면 완성된 인간(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견리사의 견위수명 구요불망평생지언 역가이위성인의)‘이라고 덧붙였다. 기준을 낮춘 것에 목숨을 바치는 것이 들어 있으니 완성된 인간의 어려움을 알겠다.
見利思義(견리사의)와 비슷한 말에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한다는 顧名思義(고명사의)가 있고 이익 앞에서 의리를 잊어버린다는 見利忘義(견리망의)는 정반대의 뜻이다. 漢高祖(한고조) 劉邦(유방)을 도와 천하를 차지하는데 도움을 줬던 酈商(역상, 酈은 땅이름 력)이 유방 사후 呂太后(여태후) 일족을 친분을 이용하여 제거한 것을 두고 후세 사람들이 이익에 어두워 의를 잊은 짓이라 손가락질한 데서 나왔다.
안중근 의사는 마음속에 나라를 생각하고 의리를 생각하는 것이 체화되었기에 목숨까지 바쳐 당일의 거사를 완수할 수 있었다. 이익 앞에서는 모두 작아지는 것이 사람의 속성이라 하더라도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정치권이나 많은 것을 쌓아두고 더 이익을 탐하는 부유층의 행위에 대조되어 너무나 부끄럽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