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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7일 수요일

선부지설蟬不知雪 - 매미는 겨울의 눈을 모른다, 견문이 매우 좁다.

선부지설蟬不知雪 - 매미는 겨울의 눈을 모른다, 견문이 매우 좁다.

선부지설(蟬不知雪) - 매미는 겨울의 눈을 모른다, 견문이 매우 좁다.

매미 선(虫/12) 아닐 불, 부(一/3) 알 지(矢/3) 눈 설(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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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도심이나 교외서나 끊이지 않고 울음소리를 내는 매미는 五德(오덕)이 있다고 칭송받는다. 머리가 선비의 갓끈이 떨어진 모습을 연상해 文(문), 이슬만 먹고 곡식은 해치지 않아 淸廉(청렴), 집이 없이 儉(검), 때를 잘 지켜 信(신)이라고 중국 西晉(서진) 때의 문학가 陸雲(육운)이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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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미의 성품이 자못 고결하다(爾性頗高潔/ 이성파고결)’고 본 조선의 문신 李荇(이행, 荇은 마름풀 행)은 ‘본래 삿된 마음이 없다(此物本無機/ 차물본무기)’고 예찬했다. 모두 그렇지는 않고 매미도 蛙鳴蟬噪(와명선조, 噪는 지저귈 조)라 하여 개구리의 울음소리와 같이 시끄럽다고 쓸데없는 의론과 형편없는 문장에 빗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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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하다는 것은 약과이고 매미를 견문이 좁고 아는 것이 없다고 형편없이 깎아내린 성어가 겨울철 눈을 모른다는 이 성어다. 매미는 여름 한철 치열하게 살다가 죽으니 겨울철 눈을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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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漢(전한) 때 소금과 철의 전매에 관한 여러 논의를 학자 桓寬(환관)이 ‘鹽鐵論(염철론)’에 정리한 글에 나온다. 여기에 ‘말은 잘하지만 변화를 모르면, 말을 잘한다고 말할 수 없다(善言而不知變 未可謂能說也/ 선언이부지변 미가위능설야)’며 한 가지 이치만 알아서는 전체의 균형을 잡을 줄 모르는 것과 같다고 매미 비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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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은 이렇다. ‘자신이 보지 못했다고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以所不睹不信人/ 이소불도불신인), 마치 매미가 눈이 오는 겨울을 모르는 것과 같다(若蟬之不知雪/ 약선지부지설).’ 보고 들은 것이 없고 학식이 얕으면 상식에만 얽매여 그 이상을 모른다. 매미의 눈과 같이 전혀 모르는 분야는 나설 수도 없는데 조금 알고서 잘난 체 나서는 비유의 성어는 수두룩하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개구리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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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의 개구리 井底之蛙(정저지와)에서 井蛙之見(정와지견), 井中觀天(정중관천), 井中視星(정중시성), 埳井之蛙(감정지와, 埳은 구덩이 감) 등이다. 작은 못의 송사리 尺澤之鯢(척택지예, 鯢는 도롱뇽 예)나 술독 속의 초파리 甕裏醯鷄(옹리혜계, 醯는 식혜 혜), 울타리에 앉은 메추라기 藩籬之鷃(번리지안, 鷃은 메추리 안)과 같이 어렵고 독특한 비유도 있다. 모두 견식이 좁은 소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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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을 지닌 매미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겨울철 눈에 대해 떠벌릴 일은 없겠다. 금빛 매미는 허물을 벗어야 만들어진다는 金蟬脫殼(금선탈각)을 병법에서 말하는 몸을 살짝 빼내 달아난다는 뜻 말고 부족한 점을 닦아 새로 난다는 뜻으로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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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견문이 적어 앞을 내다보는 것이 모자란다면 인정하고 부단히 배우면 된다. 모두 알 수가 없으니 탓할 수도 없다. 문제는 자신이 나가는 길이 무조건 옳다고 고집하는 일이다. 옆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해도 뜻대로 밀고 가면 주위가 피곤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