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견탄구자見彈求炙 -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견탄구자見彈求炙 -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4년 3월 17일 일요일

견탄구자見彈求炙 -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견탄구자見彈求炙 -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견탄구자(見彈求炙) -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xa0

볼 견(見/0) 탄알 탄(弓/12) 구할 구(氺/2) 구울 자(火/4)

\xa0

무슨 일을 맡아 척척 처리하면 모두들 시원하게 여긴다. 그러다 조금 지나 결과가 좋지 못하면 대뜸 원망한다. 단계를 차근차근 거쳐야 완성될 일을 중간 과정 한 곳을 빼먹거나 편법으로 슬쩍 마무리한 것을 모르고 빠른 성과만 바라다 큰 코 다친다.

일의 순서도 모르고 성급하게 덤비는 것을 나타내는 말은 ‘우물에 가 숭늉 찾는다’는 속담을 비롯해 수두룩하다. 질서와 차례가 있는 일을 급하다고 건너뛴다면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쓰는 격이라 바느질이 될 턱이 없다. 새를 잡는 탄환을 보고(見彈) 새 구이 고기(求炙)를 찾는 이 성어도 과정을 못 참는 조급증을 보여준다.

\xa0

앞서 소개한바 있는 見卵求鷄(견란구계)는 계란을 보고 닭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란다는 말인데 똑 같이 ‘莊子(장자)’에 앞뒤로 나란히 등장한다. 장자는 道(도)가 만물의 근본이고 無爲自然(무위자연)을 주장하는 道家(도가)의 대표답게 儒家(유가)가 중시하는 仁(인)과 禮(예)는 삶의 참된 모습이 아니라며 곳곳에서 꼬집는다. 또 諸子百家(제자백가)가 주장하는 견해는 다양성을 무시하고 일면만 고집한다고 부정한다. 內篇(내편) 중에서 제2편의 齊物論(제물론)은 진리와 지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장으로 난해한 말이나 구절이 많은데 성어가 나오는 부분에서도 孔子(공자)를 비아냥거리는 대목이 있다.

\xa0

공자의 제자라고 하는 瞿鵲子(구작자)가 가공인물 長梧子(장오자)에게 질문한다. 성인은 세속의 일에 종사하지 않고 이로움도 추구하지 않으며 ‘말을 안 해도 말함이 있고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과 같다(無謂有謂 有謂無謂/ 무위유위 유위무위)’고 들었는데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장오자가 黃帝(황제)도 모를 일을 공자가 어떻게 알겠느냐며 생각이 앞서갔다고 꾸짖는다. ‘그것은 달걀을 보면서 닭이 새벽 알리기를 바라고, 탄환을 보면서 산비둘기 구이를 달라는 격이네(見卵而求時夜 見彈而求鴞炙/ 견란이구시야 견탄이구효자).’ 鴞는 부엉이 효.

\xa0

성급하게 성과를 얻고 빨리빨리 해치우는 것을 경계한 말을 더 들어보자. 老子(노자)는 ‘구층 높은 건물도 한줌 흙부터 쌓아야 한다(九層之臺 起於累土/ 구층지대 기어누토)’며 첫 계획부터 차근차근해야 한다고 했다.

孟子(맹자)는 모를 빨리 자라게 한다고 중간에 뽑아 올리는 揠苗助長(알묘조장, 揠은 뽑을 알)은 죽게 할 뿐이며, 이 모든 것은 급하게 일을 하려다 망치는 일이라고 孔子(공자)는 欲速不達(욕속부달)이라 깨우쳤다. 언제까지 결과를 이루어야 한다며 억지 시간표를 만들어 닦달한다고 되는 일이 없다. 모든 일은 때가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