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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월요일

경사불민敬謝不敏 -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하다.

경사불민敬謝不敏 -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하다.

경사불민(敬謝不敏) -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하다.

공경 경(攵/9) 사례할 사(言/10) 아닐 불(一/3) 민첩할 민(攵/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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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소중하다. 집으로 찾아 온 사람이거나 무슨 예식을 축하하고, 공연 등에 값을 치른 고객 모두 귀하게 대접해야 마땅하다. ‘손님을 후대하는 사람은 신을 잘 섬기는 사람이다’, ‘손님을 환영하는 집은 망하지 않는다’ 등의 외국 격언도 소중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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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경우도 보자. ‘손은 갈수록 좋고 비는 올수록 좋다’는 속담이나 ‘손님은 물고기와 같아서 사흘이 지나면 냄새가 난다’란 서양 격언은 잘 처신해야 환영 받는다는 것을 말해 준다. 주인 입장에선 손님을 편안히 모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둔함(不敏)을 정중하게 사과하라(敬謝)고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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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손님과 주인이 경우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화가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실려 있어 흥미롭다. 鄭(정)나라의 명신 子産(자산)이 簡公(간공)을 호종하여 晉(진)나라를 방문했을 때다. 마침 平公(평공)은 이웃 魯(노)나라의 襄公(양공)의 장례를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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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孔子(공자)의 나라가 되는 노나라나 진에 비해 소국인 정나라가 홀대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자산은 객관의 담을 부수고 거마를 안으로 들여놓았다. 진나라의 대부 士文伯(사문백)이 찾아 와 문책하니 자산은 예물을 가지고 왔는데 도둑은 설치고 만나주지도 않아 답장을 부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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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자산이 항의한다. 이전 文公(문공) 때엔 사절이 도착하면 온갖 편의를 다 해줬다는데 지금은 도대체 무슨 짓이냐고 몰아붙였다. 그때는 ‘손님이 마치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포근하게 느꼈으니(賓至如歸/ 빈지여귀), 재난 같은 것은 없고 도적을 걱정하지 않았다(無寧災患 不畏寇盜/ 무녕재환 불외구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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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백이 돌아가 경대부인 趙文子(조문자)에게 보고하니 불찰을 깨달았다. ‘하인들이나 살 집에 제후들을 맞이하고 있었으니(隸人之垣 以贏諸侯/ 예인지원 이영제후)’ 자신의 죄라 하고 ‘사문백을 보내 자신의 어리석음을 사과하게 했다(使士文伯 謝不敏焉/ 사사문백 사불민언).’ 垣은 담 원, 남을 贏은 맞이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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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가득 차 북적이는 것이 좋은 영업장이나 사업소는 물론 있다. 개인 집에 귀한 손님이 와도 오래 지나면 빨리가기를 원한다는데 장사하는 곳도 용무를 빨리 마치면 환영 받는다. 손님을 잘 맞아야 하지만 손님도 손님 나름이다. 이런 손님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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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客反爲主(객반위주)는 ‘손님이 왕’이란 말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덜된 인간이기 쉽다. 대금을 지불했다고 이것저것 부당하게 시킨다면 사람의 가치를, 존엄성을 무시하는 일이다. 감정 노동자가 힘겨워 할수록 옥스퍼드영어사전(OED)에 올랐다는 갑질(Gapjil)이 우리를 욕되게 할 것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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