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자년庚子年 쥐 이야기 3편
■ 경자년(庚子年) 쥐 이야기 3편
농사의 풍흉(豐凶)과 인간의 화복(禍福)뿐만 아니라, 뱃길 사고를 예시하거나 꿈으로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지진이나 화산,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떼를 지어 그곳에서 도망치는 예를 들어 쥐에게는 초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쥐의 예지력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선원들에게는 ‘쥐떼가 배에서 내리면 난파한다’ 거나 ‘쥐가 없는 배에는 타지 않는다’ 는 속신(俗信)이 있다. 항해의 안전을 위해 쥐신을 모시기도 했다.
12지의 하나로서 쥐를 활용하는 전통은 신라 시대 때부터 나타난다. 김유신 묘나 흥덕왕릉 등지에서는 쥐를 형상화한 띠 동물상을 무덤 주위에 두르거나, 쥐 조각상을 무덤에 넣기도 했다. 이후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쥐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쥐 그림이 많아졌다. 그 중 신사임당의 ‘수박과 쥐 그림’은 쥐 두 마리가 수박을 훔쳐 먹는 장면이 나온다. 겸재 정선의 서투서과 그림에서도 쥐가 수박을 갉아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쥐의 생태와 습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옛날 궁중에서는 쥐날에 풍년을 비는 뜻으로 곡식의 씨를 태워 비단주머니에 넣어서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하는데, 이 주머니를 자낭(子囊)이라고 하였다.
쥐는 지저분하다고 오해를 많이 받는데 새끼들을 일일이 깨끗한 곳으로 수시로 옮겨줄 만큼 깔끔하고 모성애 또한 무척 강하며 땅속에 식량창고와 화장실을 따로 만들 정도로 위생관념이 뛰어나다고 한다. 역술인들은 쥐의 해를 풍요와 희망이 깃드는 해라고 분석을 하고 있으며,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쥐처럼 부지런해서 돈을 잘 모으며 다산의 상징인 쥐처럼 자식도 많이 낳는다고 한다.
쥐는 먹이가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정량을 넘기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쥐는 욕심을 자제할 줄 아는 습성 때문에 먹이를 놓고 조직 내부에 분란이 별로 없다고 한다. 쥐는 가만히 있는 법이 없이 항상 움직이고 있으며, 먹이를 대량으로 저장해 놓는 습성이 있다. 그러기에 쥐띠인 사람들은 근면하고 저축을 많이 하여 재물이 많고, 영리함과 집념을 함께 가지고 있어 인생에서의 성취도가 높다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생각하게 된다. 쥐띠이기 때문에 부지런한 것이 아니라 쥐띠는 원래 부지런하다고 믿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지런해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 올 한해 쥐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풍요와 희망으로 가득한 행복한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
♣ 제공 : KIMSEM과 함께 역사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