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충이권敬忠以勸 - 공경하고 충성하며 노력하게하다.
경충이권(敬忠以勸) - 공경하고 충성하며 노력하게하다.
공경 경(攵/9) 충성 충(心/4) 써 이(人/3) 권할 권(力/18)
동양의 고전 중 가장 널리 읽혀 온 ‘論語(논어)’에는 물론 孔子(공자)님 말씀이 가장 많다. 혼자의 이야기도 있지만 제자와 주제를 갖고 토론하거나 당대의 정치가들과 나눈 문답도 기록되어 있어 책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 세력가들과의 이야기는 春秋時代(춘추시대) 魯(노)나라를 좌우하던 孟孫(맹손), 叔孫(숙손), 季孫(계손) 등 세 대부 집안의 실력자가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 계손씨 가문의 季康子(계강자)가 공자에게 이것저것 문의한 것 중에 정치에 관한 것이 많다.
계강자가 정사에 대해 여쭙자 대답하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政(정)이란 바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선생께서 바르게 이끌어주신다면 누가 감히 바르게 되지 않겠습니까(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정자 정야 자솔이정 숙감부정)?’ 顔淵(안연)편에 나온다. 장수 帥(수)는 여기선 거느릴 솔. 윗사람을 공경하고 충성(敬忠)하며 열심히 노력하도록 한다(以勸)는 이 말도 계강자가 백성들을 이렇게 하는 방법을 문의한 데서 나왔다. 공자가 답한다. 爲政(위정)편에 실려 있다.
‘백성에게 정중한 태도로 임하면 공경할 것이고, 효성스럽고 자애로우면 충성할 것이고,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하고, 뒤떨어지는 사람을 가르치도록 하면 모두들 열심히 일하게 될 것입니다(臨之以莊則敬 孝慈則忠 擧善而教不能則勸/ 림지이장즉경 효자즉충 거선이교불능즉권).’ 계강자는 아버지 季桓子(계환자)와 함께 일한 적 있는 공자에게 많이 문의하여 좋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실천하지는 못해 군주를 능가하는 실권을 휘둘러 무도한 정치가로 남게 됐다.
윗사람이 먼저 진심을 보이면 아랫사람들도 이를 본받아 진심으로 따르게 된다. 또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萬機親覽(만기친람) 식의 방식도 능력을 발휘하는데 걸림돌이다. 장점을 파악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아랫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겠는가하며 노력 없이 기다리기만 해서는 百年河淸(백년하청)이다. 上濁下不淨(상탁하부정), 상류의 물이 흙탕물인데 하류는 더 이상 맑을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