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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월요일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 꽃이 필 때는 비바람이 많다, 고난을 이겨내야 화락이 온다.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 꽃이 필 때는 비바람이 많다, 고난을 이겨내야 화락이 온다.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 꽃이 필 때는 비바람이 많다, 고난을 이겨내야 화락이 온다.

꽃 화(艹/4) 필 발(癶/7) 많을 다(夕/3) 바람 풍(風/0) 비 우(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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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침묵의 언어를 가지고 사랑을 말하고 꿈을 말하며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 준다는 멋진 표현이 있다. 계절에 따라 아름답게 피는 꽃에 사람마다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봄꽃놀이, 단풍놀이를 즐긴다. 꽃이 피기 위해 수많은 나날을 보낸 뒤 활짝 핀 모습은 오래도록 간직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이 자연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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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도 한 때’, ‘열흘 붉은 꽃이 없다’란 말과 똑같은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 잘 나타낸다. 때가 지나면 반드시 쇠한다는 이 말과 비슷한 어감의 꽃이 활짝 피면(花發) 비바람이 많은 법(多風雨)이란 성어도 좋다. 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은 필연적으로 따르는 바람의 시샘을 이겨낸 결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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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만개했던 중국 唐(당)나라 후기의 시인 于武陵(우무릉)의 ‘勸酒(권주)’에서 나온 한 구절이다. 그는 초기 진사 시험에 낙방한 뒤 각지를 방랑하며 五律(오율)에 뛰어난 시를 남겨 ‘全唐詩(전당시)’에 실려 있다. 이 책은 淸(청)나라 康熙帝(강희제)의 명으로 시인 2200명의 작품 4만8900편의 시를 900권에 모았다는 방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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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으로 편집된 우무릉의 잘 알려진 시 전문을 보자. ‘그대에게 금빛 술잔 권하니, 가득 채운 술 사양 마시게(勸君金屈卮 / 권군금굴치 만작불수사), 꽃 피면 비바람 많은 법이고, 세상살이 이별로 가득 차 있네(花發多風雨 人生足離別/ 화발다풍우 인생족리별).’ 卮는 잔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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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꽃은 비바람의 고난을 잘 이겨낸 결과인 만큼 사삼의 인생살이도 좌절과 시련은 늘 따라다닌다는 의미를 지닌다. 우무릉의 시를 연상하는 우리의 좋은 시도 있다. 조선 宣祖(선조)때의 宋翰弼(송한필)의 ‘偶吟(우음)’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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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네(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 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 슬프다 봄의 한 가지 일도, 바람과 비에 왔다가는구나(可憐一春事 往來風雨中/ 가련일춘사 왕래풍우중).’ 세상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스로의 인생을 서글퍼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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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醴泉(예천)의 선비로 알려져 있는 조선 후기의 崔成原(최성원)도 같은 심정이다. ‘세상에는 부귀를 오로지 누리는 일이 없고, 비바람은 꽃 필 때에 많다네(世無專富貴 風雨多花時/ 세무전부귀 풍우다화시), 어제까지 붉은 꽃이 나무에 가득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절반이나 빈 가지로구나(日昨紅滿樹 朝來半空枝/ 일작홍만수 조래반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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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꽃을 피우기 위해 애태우던 꽃이 필 때는 꽃샘바람이 따른다. 활짝 핀 후에도 비바람을 이겨내듯이 사람의 한 평생도 喜怒哀樂(희로애락)이 없을 수 없다. 나에게만 고난이 따른다고 한탄만 한다면 꽃피는 시절은 오지 않는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