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과고독鰥寡孤獨 - 외로운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사람
환과고독(鰥寡孤獨) - 외로운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사람
홀아비 환(魚/10) 적을 과(宀/11) 외로울 고(子/5) 홀로 독(犭/13)
외롭고 쓸쓸함을 말하는 孤獨(고독)을 쉽게 말하는데 실제 뜻은 외로울 孤(고)는 부모 없는 어린 아이, 홀로 獨(독)은 자식 없는 늙은이를 말한다. 또 적을 寡(과)는 홀어미란 의미가 있고 홀아비를 뜻하는 鰥(환)과 합쳐 쓴 이 성어는 의지할 데 없는 처지의 사람을 함께 이르는 말이 됐다. 사람은 혼자 이 세상에 나서 돌아갈 때도 홀로라고 하지만 어떠한 심한 공포든 함께 있으면 견딜 수 있어도 외로움은 죽음과 같다고 했다. 외로운 처지를 말하는 우리 속담도 ‘날 샌 올빼미’, ‘끈 떨어진 뒤웅박’, ‘짝 잃은 기러기’ 등등 많이 있다.
외로이 홀로 됐을 때 돌봐 주는 가까운 가족이 없는 것만큼 더 큰 불행은 없다. 외로운 처지의 사람을 이렇게 분류한 사람은 孟子(맹자)다. 齊宣王(제선왕)이 왕도정치가 어떤 것인지 맹자에 의견을 묻자 대답한다.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지 않고, 죄인을 처벌할 때는 그 처자까지 연좌해 죄를 묻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어 말한다.
‘늙고 아내 없는 이를 홀아비라 하고, 늙고 지아비가 없는 이를 과부라 하고, 늙었지만 부양해줄 자식이 없는 이를 외로운 사람, 어린데 보살펴줄 부모가 없는 이를 고아라 합니다. 이들 네 부류의 사람들은 천하에서 가장 곤궁하여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옛날 周文王(주문왕)이 이들을 제일 우선 돌보았기 때문에 인정을 베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梁惠王下(양혜왕하)편에 나온다. 여기에서 네 부류의 곤궁한 사람을 줄여 四窮(사궁)이라고도 하고, 자랑할 矜(긍)은 홀아비 환으로도 읽혀 矜寡孤獨(환과고독)으로도 쓴다.
우리나라 국민 중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는 사람이 2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얼마 한다. 거기에다 2035년이 되면 우리나라 세집 당 한집 꼴로 1인 가구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의 노인 세대는 기초연금 제도 시행에도 가장 늦은 은퇴, 긴 노동시간, 최하위 수준 임금 등으로 빈곤에 허덕이는 가구가 많다. 확대되는 곤궁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도 서둘러야겠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