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능개過而能改 - 허물을 인정하고 능히 고칠 수 있다.
과이능개(過而能改) - 허물을 인정하고 능히 고칠 수 있다.
지날 과(辶/9) 말이을 이(而/0) 능할 능(肉/6) 고칠 개(攵/3)
많은 사람들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것보다 뉘우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성인이 아닌 다음에야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잘못이 없을 수 없고, 뉘우침으로써 마음에서 해방되려 한다. 하지만 뉘우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속담대로 일이 안될 때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오를 고쳐 改過遷善(개과천선)이 있도록 孔子(공자)는 좋은 말을 많이 남겼다. ‘과오는 아무 거리낌 없이 고쳐야 한다(過則勿憚改/ 과즉물탄개)’거나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등이다.
잘못을 인정(過而)하고 능히 고칠 수 있다(能改)는 이 성어는 論語(논어)가 아닌 ‘左氏傳(좌씨전)’에서 유래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靈公(영공)은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올라 장성한 뒤에도 제멋대로인 昏君(혼군)이었다. 성내에 桃園(도원)을 설치하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을 넘어 누대에서 재미로 탄환을 쏘아 백성들을 다치게 하는 등 사치와 난폭을 일삼았다.
곰 발바닥 요리를 입맛에 맞지 않게 했다고 요리사를 토막 내는 만행도 저질렀다. 이를 보다 못한 대부 士會(사회)와 원로대신 趙盾(조돈, 盾은 방패 순, 사람이름 돈)이 차례로 간하기로 했다. 한꺼번에 간하다 죽음을 당하면 이을 사람이 없어서였다.
어렵게 찾아간 사회에게 영공이 대뜸 말했다. ‘나도 잘못을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고치겠소(吾知所過矣 將改之/ 오지소과의 장개지).’ 사회는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나 그것을 능히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습니다(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인수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고 간곡히 말했다. 영공이 단번에 고칠 리가 없어 조돈이 다시 조목조목 따졌다. 귀찮아진 영공이 간신 屠岸賈(도안고)와 함께 주연을 베풀고 없애버릴 계획을 세웠다. 수하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조돈은 이웃 나라로 피신했다.
말로만 잘못을 안다고 순간을 회피하려 한 영공은 물론 오래가지 못했다. 원성이 하늘을 찌른 끝에 바로 조돈의 종제인 趙穿(조천)에게 죽음을 당했다. 모든 백성이 환호한 거사였음에도 재상인 조돈이 영공을 시해했다고 한 것이 바로 董狐直筆(동호직필)이다. 이러한 엄격한 필법과는 상관없이 잘못을 알면서도 그것을 고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부작용이 드러나도 고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시행한 정책을 고치지 않는 것도 바로 공자가 말한 대로의 잘못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