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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목요일

조조삼소曹操三笑 - 조조가 세 번 웃다, 교만에 빠져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

조조삼소曹操三笑 - 조조가 세 번 웃다, 교만에 빠져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

조조삼소(曹操三笑) - 조조가 세 번 웃다, 교만에 빠져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

무리 조(曰/7) 잡을 조(扌/13) 석 삼(一/2) 웃음 소(竹/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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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하게 웃거나 마구 일을 저지르다가 망신을 당하면 ‘조조는 웃다 망한다’고 비웃는다. 우리 속담에도 등장하듯 曹操(조조)는 중국 역사상 최악의 악당이며 경망스런 잔꾀를 부리다 자멸하는 역적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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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조는 魏(위)를 세우게 되지만 後漢(후한)을 찬탈하려 한 것이 아니고, 병법을 잘 썼으며 군웅과 黃巾(황건)의 난을 진압한 공도 있다. 그런데도 조조가 이렇게 된 것은 魏蜀吳(위촉오)의 삼국이 關中(관중)의 패권을 다투는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가 널리 읽히면서다. 작가인 元明(원명) 시기의 羅貫中(나관중)이 劉備(유비)를 정통으로 세우기 위한 의도였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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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세 번 웃는다(三笑)는 이 말도 여기서 유래한 만큼 좋은 의미일 수 없다. 자신에 넘쳐 곧 닥칠 재앙을 모르고 분수없이 날뛴다는 비유로 쓴다. 흥미진진한 내용 중 50편에 나오는 赤壁大戰(적벽대전)은 백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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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8년의 이 전투에서 조조의 80만 대군이 유비와 孫權(손권)의 소수 연합군에 참패하여 쫓기면서도 상대방의 전략가 諸葛亮(제갈량)과 周瑜(주유)의 꾀가 부족하다며 비웃었다. 갖가지 火攻(화공)을 비롯한 묘사가 실제의 전투보다 많이 각색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해도 후세에 흥미롭게 읽혀 각인된 사실은 어쩔 수 없다. 세 번 웃은 차례대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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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1000명의 군사만 이끌고 쫓길 때 지세가 험준하고 산림이 빽빽한 烏林(오림) 근처에 다다랐다. 조조가 ‘말 위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호탕하게 웃었다(馬上仰面大笑不止/ 마상앙면대소불지)’. 이런 곳에 군사를 매복하지 않았다고 비웃을 때 趙子龍(조자룡)이 급습했다. 겨우 달아나 葫蘆口(호로구)란 곳의 ‘나무 밑에서 쉬다 크게 웃었다(疏林之下 仰面大笑/ 소림지하 앙면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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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張飛(장비)가 나와 혼비백산했다. 겨우 華容道(화용도) 근처로 다시 쫓기다 ‘말 위에서 채찍을 들고 큰 소리로 웃었다(馬上揚鞭大笑/ 마상양편대소).’ 곧 關羽(관우)가 나타나 앞길을 막았다. 조조는 관우의 의리에 호소하여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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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쫓겨 달아나면서도 연합군의 전략가의 지모가 모자란다고 비웃는 배포는 남다르다. 물론 허구에 의해 창작된 내용이라 해도 난관 속에서 웃다 망하지 않고 뒷날 아들 曹丕(조비)가 위나라를 개국하는데 기반을 닦은 일은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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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는 상대방이 멋진 아이디어를 냈을 때 깊이 분석하지도 않고 효능이 없다며 일축하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흔하다. 더군다나 그것이 자신의 영역을 잠식했을 때는 이미 늦다. 항상 개인이나 조직, 나아가 국가까지 상대를 알아야 백번을 경쟁해도 지지 않는다는 병법은 여기서도 통한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