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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3일 월요일

그대에게

그대에게

그대에게

사랑합니다

길가의 돌멩이보다 흔한 말

나는 이 말을 들고

푸르른 강물에도 씻고

붉은 장미 꽃잎에도 문대어 광을 냅니다

당신에게 바칠 말 하나 사랑합니다

길가의 돌멩이보다 흔한 말

흙먼지를 뒤집어쓴 말

그대로는 바칠 수 없어

풀벌레 노래로 다듬고

여름날 소낙비로 훔쳐내 광을 냅니다

당신에게 바칠 말 오직 하나 사랑합니다

그러나 길가의 돌멩이보다 흔한 말

뭇사람의 발굽에 짓밟힌 말

그대로는 바칠 수 없어

맑은 바람에 비비고

높은 하늘 끝에 대고 갈아 광을 냅니다

구슬이 되어 영원히 반짝일 사랑

그러나 차가운 구슬을 그대로는 바칠 수 없어

내 심장 깊이깊이 묻었다가

뜨거운 피로 달구어 낸 말

사랑합니다

지중해 햇빛보다 밝고

소양호 달빛보다 더 고운 말

사랑합니다

-문효치 ‘그대에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