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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8일 화요일

그런 사람

그런 사람

그런 사람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고 또한 헤어진다

만남과 이별의 반복 속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건만

우린 그것보다 더한 만남도

그저 쉽게 생각하고 쉽게 헤어진다

가슴 깊이 간직되어지는 그런 만남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닌

서로를 보듬어주고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그런 인연

한 마디의 말도 조심스럽게 하는

보이지 않는 배려로 상대방을 생각하는

작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그런 만남으로 점점 더 깊어가는 인생길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정의 동무로

가슴을 열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밤이 새도록 같이 있어도 낯설지 않고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이야기보따리에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오는 것도 모른 체

같이 있고 싶은

그런 사람이 그립다

오늘은 저 벤취에 앉아 아스라이 멀어진

그 옛날을 회상하며 옆에 있어도 없는 듯이

편안한 사람을 그리워

그런 사람이 그립다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