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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2일 금요일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 권대웅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 권대웅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 권대웅

밥 먹으라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늦은 밤 골목길을 걸어오던 아버지 휘파람

텅빈 초등학교 운동장

음악실에서 들려오던 풍금소리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처럼

저 달 속에서 살다가 가을이면

천둥호박이 부풀어 오르는 가을밤이면

두둥실 달의 그리움도 여물어

지상에 외로운 그대 만나러 온다

보따리 가득 머리에 이고

아들집 오는 어머니처럼 다 나누어 주고도

더 주고 싶은 달의 마음

둥글어라

풍성한 그 손길에

들꽃들 외롭지 않고

밤하늘 나는 가을새 날개

따뜻하여라

달빛이 마당에 쓰는 편지를 읽는 귀뚜라미

잘 살았느냐

추석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처럼

나뭇가지 위 휘엉청 찾아와

그리운 날들 모두 어루만져주고 가는

저 달

하늘색 나무 대문집에서 바라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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