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아麒麟兒 - 지혜와 재주가 뛰어난 사람
기린아(麒麟兒) - 지혜와 재주가 뛰어난 사람
기린 기(鹿/8) 기린 린(鹿/12) 아이 아(儿/6)
麒麟(기린)은 키가 6m에 달하는 동물로 지상의 포유류 중에서 가장 크다. 특히 목이 길어 제대로 가눌 수 있을까 싶어도 긴 다리로 시속 5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초원이나 동물원에서 인기 끄는 기린과 글자는 같아도 더 신령스런 동물이 있다. 중국에서 상상 속의 기린을 묘사한 모양을 보자. 전체의 외형은 사슴과 비슷한데 용의 머리, 사슴의 뿔, 사자의 눈, 호랑이의 등, 곰의 허리, 뱀의 비늘, 말의 발굽, 소의 꼬리를 가졌으니 百獸(백수)의 靈長(영장)이었다. 이 기린은 성군이 나서 왕도를 행하면 나타난다고 하여 더욱 신성시했다.
전설상의 네 가지 동물 四靈(사령) 중에서 용, 봉황, 거북과 함께 기린을 가장 먼저 꼽는다고 하는 이야기가 五經(오경)의 하나인 ‘禮記(예기)’에 나온다. 禮運(예운)편에 ‘무엇을 사령이라 하는가, 기린과 봉황, 거북과 용을 네 가지 신령스러운 것이라 한다(何謂四靈 麟鳳龜龍 謂之四靈/ 하위사령 인봉구룡 위지사령)’고 했다. 이처럼 신령스런 동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기린은 민간에서 아들을 점지해주는 것으로 믿었고, 그렇게 태어난 아들은 슬기와 재주가 남달라 麒麟兒(기린아)라고 불렸다.
孔子(공자)가 태어나기 전 기린이 玉書(옥서)를 집 마당에 토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는데 비상한 재주를 가진 젊은이를 唐(당)나라 詩聖(시성) 杜甫(두보)의 시에서 노래한 것이 있다. ‘서경의 두 아들을 노래함(徐卿二子歌/ 서경이자가)’의 앞부분이다. ‘서경의 두 아들 날 때부터 뛰어나, 길몽에 감응하여 서로 좇고 따랐네(徐卿二子生絶奇 感應吉夢相追隨/ 서경이자생절기 감응길몽상추수). 공자와 부처님이 몸소 안아 보내시니, 두 사람 모두 천하의 기린아일세(孔子釋氏親抱送 竝是天上麒麟兒/ 공자석씨친포송 병시천상기린아).’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에서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된 것은 교육열에 의해 각계서 뛰어난 인재가 배출됐기 때문이다. ‘기린은 잠자고 스라소니가 춤춘다’는 속담이 있다. 뛰어난 사람은 조용한데 무능한 소인들이 날뛴다는 것을 비유했다. 자기보다 앞서 이끌어가는 사람을 질투하여 어떻게 해서든 다리를 걸어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지 못한다. 기린을 더 키워내고 존중해주는 풍토가 중요하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