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옥토金烏玉兎 - 해와 달의 별칭, 까마귀와 토끼가 산다는 전설에서 생긴 말
금오옥토(金烏玉兎) - 해와 달의 별칭, 까마귀와 토끼가 산다는 전설에서 생긴 말\xa0
쇠 금(金/0) 까마귀 오(灬/6) 구슬 옥(玉/0) 토끼 토(儿/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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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으로 빛나는 까마귀(金烏)는 태양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태양계의 중심 해는 이칭이 단순히 까마귀와만 관련 있다. 금오 말고도 赤烏(적오), 黑烏(흑오), 踆烏(준오, 踆은 마칠 준) 하는 식이다. 반면 지구의 위성 달은 제법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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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 대비한 太陰(태음) 외에 두꺼비가 산다고 老蟾(노섬, 蟾은 두꺼비 섬), 소복 입은 미인 素娥(소아), 달 속에 사는 선녀 이름을 따 嫦娥(상아) 혹은 姮娥(항아) 외에 떡방아 찧는 옥토끼로 더욱 친숙한 玉兎(옥토)가 있다. 해와 달을 日月(일월)으로 묶어 부르듯이 별칭으로 金烏玉兎(금오옥토)로 멋지게 통칭해도 어원은 각각 달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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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전설은 중국의 ‘山海經(산해경)’, ‘楚辭(초사)’나 ‘淮南子(회남자)’의 주석서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堯(요)임금 때 갑자기 하늘에 해가 열 개나 떠서 강물이 마르고 초목이 타 사람들이 견딜 수가 없었다. 요임금이 하늘에 빌자 천제가 명궁인 羿(예, 羿는 사람이름 예)를 내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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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夷(동이)족의 후예라는 예가 해를 하나씩 쏘자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시뻘건 물체가 떨어졌는데 그것은 발이 세 개 달린 까마귀였다. 三足烏(삼족오)는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도 많이 나오니 활 잘 쏘는 시조 朱蒙(주몽)과 함께 더욱 맥락이 닿는다. 태양 속에 살고 있는 세 발 달린 금빛 까마귀에서 나온 말은 경북 龜尾(구미)시의 金烏山(금오산)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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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두꺼비가 달 속에 산다는 말은 회남자 외에도 王充(왕충)의 ‘論衡(논형)’에 등장한다. ‘해 안에는 삼족오가 있고 달에는 토끼와 두꺼비가 산다(日中有三足烏 月中有兎蟾蜍/ 일중유삼족오 월중유토섬서)’란 말이 說日(설일)편에 있다. 蜍는 두꺼비 서. 이후 해와 달을 함께 부르는 말은 여러 시인이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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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唐(초당)의 韓琮(한종)은 ‘春愁(춘수)’에서 ‘해는 멀리 날고 달마저 달려가니, 검은 수염이 오래도록 검을 수는 없구나(金烏長飛玉兎走 靑髥長靑古無有/ 금오장비옥토주 청염장청고무유)’라고 덧없는 세월을 노래했다. 詩豪(시호)로 불린 白居易(백거이)는 ’勸酒(권주)‘에서 ‘천지는 아득하고 장구한데, 달과 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지나가니(天地迢迢自長久 白兎赤烏相趁走/ 천지초초자장구 백토적오상진주)’ 술을 마셔야 한다고 했다. 迢는 멀 초, 趁은 쫓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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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풍자시인 김삿갓(金笠/ 김립)은 ‘달을 놀라게 해서 흰빛을 감추게 하고, 해를 재촉하여 붉은 빛을 부르게 한다(頻驚玉兎旋藏白 每喚金烏卽放紅/ 빈경옥토선장백 매환금오즉방홍)’며 새벽을 알리는 닭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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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날고 토끼가 달린다는 烏飛兎走(오비토주)라 하면 세월이 빨리 흐르는 것을 뜻하고 烏兎怱怱(오토총총)으로도 쓴다. 이처럼 멋지게 묘사해도 보통 사람들은 덧없다. 뜻한바 하려던 일은 재빨리 지나는 시간 속에 후회만 남기 십상이니 오늘을 더욱 충실히 해야겠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