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담 1편
■ 꽃담 1편
농경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이 한 곳에 정착하게 되었고, 농사를 지어 곡물을 비축하면서 짐승이나 외적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생긴 것이 바로 방어적 성격의 담(墻)이다. 담은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 벽돌 따위로 쌓아올린 시설물이다.
울 · 울타리 또는 담장이라고도 한다. 비교적 간단한 구조로 된 것을 울타리라 하고 튼튼하게 된 것을 담 또는 담장이라 한다. 담은 공간을 둘러막는 기능과 동시에 외부로부터의 침입자를 방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시각적인 차단의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 한옥에서 마당과 함께 담은 단순한 차단의 기능을 넘어 건축의 일부이면서 주변 자연 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담(墻)은 그 건축주(主)의 사회적 신분을 반영하고 있으며, 사회적 신분의 고하(高下) 따라 그 모양과 재료는 물론 구조도 달라진다. 일반 사람들은 울타리 · 돌담과 같은 자연적인 모습의 담을 쌓고 살았다. 그리고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집이나 궁궐에서는 벽돌담, 또는 담벼락에 꽃이나 그 밖에 여러 가지 장식 무늬를 만든 꽃담과 같은 튼튼하고 아름다운 담을 쌓았다.
담(墻)의 높이 역시 신분에 따라 달리 구성된다. 서민 주택에서 담(墻)은 안과 밖을 구분하는 단순한 경계물로서의 성격이 강한 반면, 중상류주택의 담(墻)은 대지의 경계는 물론 외부에 대하여 극히 방어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전통한옥의 담(墻)은 외부와의 경계뿐만 아니라 집 전체를 크고 작은 공간으로 분화시켜, 공간마다 특유한 목적과 정서를 이루게 했다.
이것은 사찰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 마당에 이르게 되기까지 담(墻)과 문에 의해 크고 작은 공간의 변화를 만든다. 그러나 분화된 공간과 변화하는 공간을 담(墻)은 동일한 재료의 반복과 구조를 통하여 각 공간들의 통일감도 가져다준다.
담의 종류는 재료에 따라 나무판자로 만든 것, 대나무를 늘어세운 것, 콘크리트로 만든 것, 그리고 돌이나 벽돌 · 블록 · 흙벽돌 등을 쌓아 만든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실내외에서 늘 눈에 띄는 벽이나 담장을 화려하게 무늬로 벽돌을 쌓거나 일부에 화초문을 미장으로 새김질하여 바른 것을 꽃담이라고 한다.
식물과 같은 생명체를 문양으로 담았기 때문에 화초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문양이 조성된 담장이라는 의미로 화문담이라고도 한다. 꽃담은 아래에서부터 기단, 몸체, 지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단은 담장의 기저부를 이루는 토대로 화강석을 반듯하게 다듬어 놓은 장대석을 쌓는다.
몸체에는 주로 전돌이 사용되는데, 전돌은 담장의 높이를 형성하는 골격이면서 꽃담의 문양을 표현하는 장식재로도 사용된다. 꽃담의 상부는 한옥과 마찬가지로 기와로 마감하거나, 벽돌을 두툼한 두겁벽돌로 얹어서 지붕을 형성한다. 꽃담의 지붕은 담장 몸체에 우수(雨水)가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며, 담장 안쪽 한옥과의 일체감 있는 통일성을 형성한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