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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6일 토요일

꽃담 2편

■ 꽃담 2편

■ 꽃담 2편

현존하는 담(檣)을 살펴보면 그 의장(意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옛 건축물의 담장을 보면 담 위에 문양처럼 도안한 글자를 새겨 넣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수복부귀(壽福富貴)나 강녕(康寧) 같은 상서로운 의미를 담은 문자를 새겨 넣었다.

대궐의 담장이나 맞배지붕의 측면 벽 같은 곳에 이런 문자를 새겨, 임금의 무병장수(無病長壽)와 나라의 복을 빌었던 것이다. 서민의 담장에서도 기와 깨진 조각이나 여러 형상의 돌로 치장했으며, 궁궐이나 상류층의 고급스러운 조각이나 무늬돌로 장식하였다.

이렇게 담장, 담벼락, 합각, 굴뚝에 무늬로 장식한 것을 통틀어 꽃담이라고 하며, 담장을 쌓으면서 깨진 기왓장이나 돌을 박아 넣어 장식한 것부터 꽃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문헌에는 회면벽(繪面壁), 회벽화장(繪壁華墻), 화문장(華紋墻, 花紋墻), 영롱장(玲瓏墻)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꽃담축조 기법은 이미 삼국시대에 사용하였고, 고려를 이은 조선에 계승되었다. 조선이 검소한 것을 숭상하는 풍조로 흐르면서 화려한 꽃담은 그 기세가 꺾였지만,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새 수도로의 천도와 그에 따른 한양성의 건설 등으로 장중한 꽃담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경제 침체로 요업(窯業)도 침체되어 무늬를 넣은 벽돌을 구워 아름답게 치장하지는 못했지만,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소박한 재료로 꽃담을 조성하곤 했다. 조선 시대의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에서 아름다운 꽃담의 자태를 볼 수 있다.

담의 무늬로 대표적인 것은 길상문자(吉祥文字)인 수복(壽福), 강령(康寧), 부귀(富貴), 다남(多男), 만수(萬壽), 쌍희(囍) 등 인간의 기본적인 기원이나 소망들이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때 무늬는 대개 벽돌로 구성하거나 때로는 석회줄눈으로 띠를 두른 후 그 뒤에 청색이나 적색으로 칠을 하게 된다.

상서로운 동물로 생각하는 사슴이나 길조(吉鳥)로 생각하는 학 같은 조류들을 무늬로 하여 장식한 구조물도 있다. 국화, 매화, 난초와 같은 꽃이나 대나무, 소나무, 석류나무 등을 무늬로 삼는 경우는 화초담(花草檣)이라 부르게 되는데, 식물만이 아니고 동물무늬를 섞어서 구성하여도 화초담(花草檣)이라 부른다. 화초담에 나타나는 식물은 동물무늬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기원을 담고 있다.

매화는 여인의 정절에 비견되기도 하며, 포도 무늬나 류문은 다산(多産)을 의미한다. 또, 바람에 날리는 대나무는 선비의 굳은 절개를 나타낸다.

꽃담은 주로 여성들이 기거하는 공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화장벽돌을 이용해 꽃담을 만드는 것은 찾아 볼 수 없고, 기와편을 이용해 소박한 문양을 연출하는 정도이다.

- 3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