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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3일 토요일

각지불공却之不恭 - 주는 것을 물리치면 공손하지 못하다, 남의선물을 공손하게 받음 

각지불공却之不恭 - 주는 것을 물리치면 공손하지 못하다, 남의선물을 공손하게 받음 

각지불공(却之不恭) - 주는 것을 물리치면 공손하지 못하다, 남의선물을 공손하게 받음\xa0

물리칠 각(卩/5) 갈 지(丿/3) 아닐 불(一/3) 공손할 공(心/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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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 서양격언이다. 하찮은 선물을 보냈더라도 정성이 담겼다면 값지다. 매화 한 가지를 보내는 江南一枝春(강남일지춘), 천리 먼 곳서 보낸 백조의 털 千里鵝毛(천리아모), 사소한 미나리나 햇볕도 선물이 되는 獻芹之意(헌근지의), 獻曝之忱(헌폭지침, 忱은 정성 침) 등은 보낸 정성이 느껴져 미소가 머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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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爐冬扇(하로동선) 같이 시기에 맞지 않거나 분에 넘치는 선물이 아니라면 받고도 기분 나쁜 일이 없다. 그래서 주는 것을 거절하여 물리치는 일(却之)은 공손하지 못한(不恭) 것이라고 유가의 亞聖(아성) 孟子(맹자)는 일찍부터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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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와의 문답을 정리하는데 앞장선 제자 萬章(만장)은 스승이 무도한 제후들과 교제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그의 이름을 딴 만장 下篇(하편)에서 예의와 폐백을 갖춰 선비를 맞이하는 것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여쭙자 공손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만장이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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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온 예물을 거듭 거절하는 것이 공경스럽지 않다는 말씀은 어째서입니까(卻之卻之爲不恭 何哉/ 각지각지위불공 하재)?’ 卻은 물리칠 각, 却의 본자. 맹자는 존귀한 사람이 보냈는데 ‘그것을 받는 것이 의로운지 의롭지 않은지(其所取之者 義乎 不義乎/ 기소취지자 의호 불의호)’ 따진다면 공손하지 않은 일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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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이 불의하게 거둬들인 의롭지 못한 물건이라 생각하고 거절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자 맹자가 답한다. 법도에 맞게 사귀고 법도에 맞게 접대한다면 孔子(공자)도 예물을 받았을 것이라 했다. 만장은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따지는 성격이라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맹자는 높은 제후들이 예에 맞게 접대하면 벼슬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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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도와 예의를 강조한 선물이라면 주는 사람의 됨됨이와 의도를 명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 물론이다. 이렇게 되면 분에 넘치는 선물은 당연히 돌려주는 返璧(반벽)이 가능하고, 한밤 아무도 모른다는 暮夜無知(모야무지)라도 황금을 받지 않는 떳떳함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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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는 사람의 정성이 깃들고 분수에 맞는 선물이면 그 자체가 즐겁다. 엄청나게 값이 나가고 귀한 것이라면 맹자가 말했더라도 의로운 의도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높은 사람이 보낸 선물을 거절하는 것은 공손하지 못한 일이라 해서 덥석 받는다면 의도가 좋아도 나중까지 찜찜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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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높은 사람이 주는 것도 아니고 선물이 비싸든 싸든 막론하고 공직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직무와 관련된 것은 사소한 것도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가 있으니 이럴 때는 공손하지 않아도 좋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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