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내 곁에 있어 줘서
자기야 안녕?
결혼 전에는 기념일이 아니어도
종종 편지를 쓰곤 했는데,
같이 살게 되니 오히려
기회를 만들기가 힘드네.
편지에는 늘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연인을 매일 만나며 그때 그때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다 보니
그 간절한 마음이 덜해진 것 같아.
우리의 결혼 생활이 무르익을수록
서로의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알게 되기도 하겠지만,
또 그만큼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혹은 우리 둘의 가정을 위해
속으로 삭이고 내뱉지 않는 표현도 많아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벌써 좀 슬퍼지기도 해….
추억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서로에 대한 애틋함,
연민 등의복합적인 감정이 생겨나겠지.
그건 성숙함이자
인생의 동반자에 대한 믿음이기도 할 거야.
나는 이제서야
이런 감정들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단지 결혼을 해서라기보다는
당신과 결혼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맞을 거야.
나는 참 그때 그때의
감정에 치우치고 즉흥적인 반면에,
자기는 늘 나보다 생각이 깊고 뚜렷해서
내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들을 먼저 고민하고
나에게 선택지를 주는 사람이잖아.
그리고 그 선택안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더라.
참 미안하고 고맙게도 말이야….
내 스스로는 당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나
그 깊이가 부끄럽다고 여겨본 적이 없는데,
날 있는 그대로 온전하고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자기의 마음을 느낄 때면
난 참 부족하구나 반성하게 돼.
고마워, 내 곁에 있어줘서.
사랑해, 언제나 변하지 않을거야.
-‘차마 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한마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