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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내 마음 속에 자

내 마음 속에 자

내 마음 속에 자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 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

하려고 애썼습니다.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 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 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문학과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