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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9일 토요일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xa0/ 도종환

\xa0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xa0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xa0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xa0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xa0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xa0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xa0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xa0

구절초이었음 해.\xa0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xa0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xa0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xa0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xa0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xa0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xa0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xa0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xa0\xa0

\xa0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xa0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xa0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어었음 좋겠어\xa0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xa0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바다에 이르는\xa0

강물이었음 좋겠어

♨ 좋은글 더보기 : iusan.com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xa0/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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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xa0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xa0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xa0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xa0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xa0\xa0

\xa0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xa0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xa0

구절초이었음 해.\xa0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xa0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xa0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xa0\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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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xa0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xa0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xa0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xa0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xa0\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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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xa0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xa0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어었음 좋겠어\xa0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xa0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바다에 이르는\xa0

강물이었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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