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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0일 수요일

노기복력老驥伏櫪 -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있다, 재능을 펴지 못하고 썩히다. 

노기복력老驥伏櫪 -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있다, 재능을 펴지 못하고 썩히다. 

노기복력(老驥伏櫪) -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있다, 재능을 펴지 못하고 썩히다.\xa0

늙을 로(老/0) 천리마 기(馬/16) 엎드릴 복(亻/4) 말구유 력(木/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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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웃다 망한다’, ‘조조도 제 말하면 온다’, ‘조조의 살이 조조를 쏜다’ 등등 曹操(조조)에 관한 속담이 제법 된다. 모두 자만심이 가득한 간사스런 인물로 잔꾀를 부리다 자멸하는 부정적인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三國時代(삼국시대)보다 더 잘 알 정도로 많이 읽혔을 것이라는 중국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서 난세의 奸雄(간웅)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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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明(원명) 시기의 羅貫中(나관중)이 蜀(촉)의 劉備(유비)를 정통으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조조는 실제 억울할 듯하다. 後漢(후한) 말기 어지러운 때에 태어난 그는 병법에 통달하고 할거한 군웅과 黃巾(황건)의 난 진압에 공을 세웠다. 선조가 환관의 양자였던 점과 후일 스스로 魏王(위왕)으로 칭한 게 빌미가 됐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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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난 중에 시문에도 탁월했다. 八斗之才(팔두지재)라 하여 천하의 글재주 중 팔할을 차지한다는 그의 아들 曹植(조식)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것이 아닌 셈이다. 진중에서도 밤에는 경전을 읽고 시부를 지었을 정도이니 建安文學(건안문학)을 꽃피게 한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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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작품은 시 20여 수와 산문 40여 수가 전해지고 있다는데 늙은 천리마(老驥)가 말구유에 엎드려 있다(伏櫪)는 구절이 나오는 ‘龜雖壽(구수수)’의 비유는 뛰어나 많이 인용된다. 말구유는 말먹이를 담아주는 그릇이다. 전반부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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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스런 거북이가 장수한다 해도, 언젠가는 죽는 때가 있고(神龜雖壽 猶有竟時/ 신구수수 유유경시), 날아다니는 뱀이 안개 타고 승천해도, 끝내는 흙이 되고 먼지가 되네(騰蛇乘霧 終爲土灰/ 등사승무 종위토회). 늙은 준마가 구유에 엎드려있어도, 그 뜻은 아득히 먼 곳에 있을 것(老驥伏櫪 志在千里/ 노기복력 지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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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인재는 나이든 이후라도, 웅대한 포부는 그치지 않으리(烈士暮年 壯心不已/ 열사모년 장심불이).’ 조조가 당시 고령이라 할 50세가 넘어 지었다는 시의 내용은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가 늙어 마구간에 엎드려 있어도 의지까지는 없어진 것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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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환경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은 백세시대라 할 정도로 장수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이 오래 살고 출생인구는 갈수록 떨어져 기력 잃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모두 우려할 정도다. 이들을 위한 복지혜택이 후세에 큰 빚으로 남는다고 걱정도 한다. 하지만 생물학적 연령으로 일괄적인 은퇴를 한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도 손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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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우리의 수준은 중노년층의 온몸 바친 열정에 힘입은 바가 있으니 지혜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길이 서로에 좋다. 늙었다고 뒷방에만 있다면 말구유에 엎드린 천리마와 같이 큰 뜻도 사라진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