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單刀直入 - 혼자 칼 한 자루로 적진에 들다, 요점이나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다.
단도직입(單刀直入) - 혼자 칼 한 자루로 적진에 들다, 요점이나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다.\xa0
홑 단(口/9) 칼 도(刀/0) 곧을 직(目/3) 들 입(入/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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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한 필의 말을 타고 적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면 單騎匹馬(단기필마)고, 창 한 자루가 있으면 單槍匹馬(단창필마)다. 혼자서 칼 한 자루를 들고(單刀) 적진으로 곧장 쳐들어간다(直入)면 더욱 용감한 장수를 연상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으나 실제 일상에 흔히 사용되기는 여러 말을 늘어놓지 아니하고 바로 요점이나 본문제를 중심적으로 말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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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할 때나 문장에서 본론에 들어가면서 빙빙 돌려 말하면 진이 빠지니 핵심을 찔러 간단하게 해주길 원한다. 공연히 말만 많이 하여 입만 아프고 보람이 없는 徒費脣舌(도비순설)보다 開門見山(개문견산)과 같이 문을 열면 바로 산이 보이는 직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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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성어가 오랫동안 도를 닦는 불교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물론 어리석은 중생에겐 한마디로 깨우쳐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중국 宋(송)나라의 승려 释道源(석도원)의 ‘景德傳燈錄(경덕전등록)’에 처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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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석도원은 생몰연대와 경력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釋迦牟尼(석가모니) 이전의 過去七佛(과거칠불)부터 達磨(달마) 제자까지 인도와 중국의 조사 언행을 기록하여 禪宗(선종)의 귀중한 僧傳(승전)으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모두 30권에 이르는 이 책의 12권 旻德和尙(민덕화상) 조에 실려 있는 내용을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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廬州澄心院(여주징심원, 廬는 농막 려)의 민덕스님이 興化(흥화)란 곳에 있었을 때 흥화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한 말이다. ‘만일 작가가 장수로 싸움터로 나서려거든(若是作家戰將/ 약시작가전장), 오직 한 자루의 칼만을 몸에 품고 거침없이 들어가(便請單刀直入/ 편청단도직입), 다시는 이러쿵저러쿵하지 말라(更莫如何若何/ 갱막여하약하).’
여기서 作家(작가)는 기략이 있는 학인이나 남의 스승이 될 만한 師匠(사장)을 말하고, 불도를 닦으려 하는 것을 전장에 비유했다. 목표를 굳게 믿고 용맹하게 정진하거나 군더더기에 거리끼지 말고 곧바로 핵심을 찔러 心眼(심안)을 열어주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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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도에 이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도 바쁜 일상에서는 더욱 핵심을 찌르는 것이 필요하다.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서슴지 않고 정면으로 대번에 요점을 들어 말하는 것은 당사자나 받아들이는 측에서 이해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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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를 늘어놓다 보면 정작 하고 싶었던 요지를 놓쳐버리고, 듣는 사람은 나중에 지쳐 알아들을 수 없다. 조리가 없이 말을 이러쿵저러쿵 橫說竪說(횡설수설)하게 되면 같은 자리에 있어도 나중에 무슨 말인지 몰라 ‘혼사 말하는데 상사 말한다’고 衆口難防(중구난방)이 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