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큰 덕(彳/12) 아닐 불(一/3) 외로울 고(子/5) 반드시 필(心/1) 있을 유(月/2) 이웃 린(阝/12)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여러 구절에 나오고 ‘좋은 이웃은 큰 축복이고 나쁜 이웃은 큰 불행’이란 서양 격언도 있다. 이웃 사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사촌’은 우리의 금언이다.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을 더 얹어 이웃을 산다는 百萬買宅 千萬買隣(백만매택 천만매린)은 비유를 통해 이웃의 가치를 잘 표현했다. 그러나 德不孤 必有隣은 천만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이웃을 얻을 수가 있으니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은 남의 질시를 받아 한때 고립될 수는 있어도 결국 정성이 통해 동참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뜻을 지녔다.
이처럼 짧지만 많은 뜻을 포함해 유명한 이 성어는 ‘論語(논어)’의 里人(이인)편에 실렸다. 제일 첫머리에 나오는 ‘里人爲美 擇不處仁 焉得知(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마음이 어진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것이 좋다. 그러한 곳을 골라 살지 못한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에서 이름을 따온 이 편엔 인덕에 관한 내용이 수록돼 있다.
마을까지 어진 사람이 사는 곳을 고르는데 덕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모이게 하여 평온하고 화목한 덕의 길로 인도해주면서 그 길을 함께 나아가므로 외롭지 않은 것이다.
孔子(공자)의 이 말은 周易(주역)에 나오는 논리를 더 심화시킨 것이라 한다. 文言(문언)에 나오는 ‘군자는 공경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의로움으로써 외모를 반듯하게 한다. 공경과 의로움이 섰으니 덕은 외롭지 않다(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 군자경이직내 의이방외 경의립이덕불고)’란 구절이다. 주역이 개인적인 덕성 함양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공자는 더 사회적으로 효용의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지칭하는 이웃은 물론 꼭 이웃 사람이 아닌 따르는 사람임은 말할 것도 없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