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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화요일

임심조서林深鳥棲 - 숲이 우거져야 새가 깃든다, 덕을 쌓아야 사람이 모인다.

임심조서林深鳥棲 - 숲이 우거져야 새가 깃든다, 덕을 쌓아야 사람이 모인다.

임심조서(林深鳥棲) - 숲이 우거져야 새가 깃든다, 덕을 쌓아야 사람이 모인다.

수풀 림(木/4) 깊을 심(氵/8) 새 조(鳥/0) 깃들일 서(木/8)

자기에게 덕망이 있어야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는 말이나 ‘숲이 깊어야 도깨비가 나온다’는 속담대로다. 숲이 우거져야(林深) 새가 깃든다(鳥棲)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덕을 쌓으면 저절로 만물이 모이고 일이 순조롭다는 뜻이다. 孔子(공자)가 말한 ‘공손하면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다(恭則不侮 寬則得衆/ 공즉불모 관즉득중)’이란 가르침도 사람과의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다만 물이 너무 맑으면 큰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水淸無大魚(수청무대어)는 지나치게 엄격하면 오히려 멀리 하게 되니 조화를 갖춰야 한다는 말이겠다.

唐(당)나라 2대 太宗(태종)이 되는 李世民(이세민)은 隋(수)나라 말기 혼란한 틈을 타 부친 李淵(이연)을 도와 군사를 일으키고 통일을 실현시켰다. 자신의 공이 큼에도 왕위를 둘러싸고 왕자의 난을 일으킨 끝에 형과 동생을 황궁의 북문인 玄武門(현무문)에서 살해한 끝에 즉위했다. 피비린내 나는 쟁탈전으로 올랐지만 태종은 명신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백성을 위하며 공정한 정치를 펼쳐 그의 치세는 貞觀之治(정관지치, 626∼649)라 칭송받는다. 태종이 신하들과 주고받은 내용을 6대 玄宗(현종)때 吳兢(오긍)이 정리한 ‘貞觀政要(정관정요)’는 제왕학의 교과서라며 중시했다.

이 책의 仁義(인의)편에 공자의 인과 의를 통치의 기반으로 인식한 태종이 신하들에게 말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숲이 울창하면 새가 깃들고, 수면이 넓으면 물고기가 노닐며, 인의가 두터우면 백성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따를 것이오(林深則鳥棲 水廣則魚遊 仁義積則物自歸之/ 임심즉조서 수광즉어유 인의적즉물자귀지).’ 인의의 길은 항상 마음에 담고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며, 덕이 충만하면 사람뿐만 아니라 만물이 제자리로 귀의한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면 의욕을 갖고 새로운 정책을 실천하려 전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몇몇의 정치 지도자가 원칙만 갖고서 밀어붙인다면 반감을 사게 된다. 반대 측의 의견도 받아들이면서 순리에 따라 집행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는다. 덕을 쌓으면 일이 순조로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