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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9일 금요일

도도부절 滔不絶 - 물이 넘쳐 끊임이 없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다.

도도부절 滔不絶 - 물이 넘쳐 끊임이 없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다.

도도부절( 滔不絶) - 물이 넘쳐 끊임이 없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다.

물넘칠 도(氵/10) 물넘칠 도(氵/10) 아닐 불, 부(一/3) 끊을 절(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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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가득 넘쳐 세차게 흐르는 모양을 滔滔(도도)라 한다. 잘난 체하며 아무 데나 나서는 도도함과는 관계없다. 대신 물 흐르듯 말하는 모양이 거침없고 시원할 때 ‘도도한 웅변’같이 나타낸다. 끊임없이 흐르는 물은 말 잘하는 모습으로 곧잘 비유되는데 푸른 산에 흐르는 맑은 물 靑山流水(청산유수)가 그렇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다는 口若懸河(구약현하)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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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듣든 말든 쓸데없이 말수가 많으면 수다가 되지만 물론 이들 표현은 때와 장소를 가려 핵심을 찌르며 조리 있게 설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물이 넘쳐(滔滔) 끊임이 없다(不絶)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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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唐(당)나라 6대 玄宗(현종) 때의 시인이자 각종 관직을 거쳐 재상에 올랐던 張九齡(장구령, 673~740)의 일화에서 이 말이 비롯됐다. 장구령은 사람의 능력을 자격보다 앞세워 관직에 등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늘 황제에게도 의견을 제시하며 이해득실을 논평했다고 한다. 이로써 賢相(현상)이라는 평을 듣고 난을 일으킨 安祿山(안록산)이 위험인물임을 일찍이 간파했다고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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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곧은 처신이 간신 李林甫(이임보)에게 결국 중상모략을 받아 관직을 뺏기고 외직으로 돌았다. 장구령은 바르게 말하는 것을 넘어 말솜씨도 아주 좋았다는 이야기가 ‘開元天寶遺事(개원천보유사)’라는 책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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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이 멸망한 뒤 五代(오대) 後唐(후당)의 한림학사 등을 역임한 王仁裕(왕인유)의 저작이다. 민간에 전해져 오던 盛唐(성당)의 고사를 모은 책이라 사실보다는 풍문과 설화위주로 음미할 만한 글이 많다고 한다. 장구령은 담론에 능하다면서 卷四(권사) 부분에 이렇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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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찾아온 손님과 경서의 이론을 논할 때마다(每與賓客議論經旨/ 매여빈객의론경지), 말이 물 흐르듯 끊어지는 법이 없었는데(滔滔不竭/ 도도불갈), 이는 마치 비탈길에 쇠구슬이 굴러 내려가는 듯했다(如下坡走丸也/ 여하파주환야).’ 물이 계속 흘러 끝이 없다고 한 不竭(불갈)이 不絶(부절)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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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의 변설가 이름을 따 ‘말 잘하기는 소진장의’란 말이 있듯이 蘇秦(소진)과 張儀(장의)는 말로써 七雄(칠웅)을 요리했다. 하지만 최후가 좋지 않은 비유가 ‘항우도 낙상할 적이 있고 소진도 망발할 적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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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말을 잘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앞을 내다보며 믿음을 줘야 오래 남는 좋은 말이 된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면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는 말대로 실속이 없다. 각종 선거 때마다 내세우는 정당의 호언장담이 空約(공약)이 되는 것은 말만 앞세우기 때문이다. /\xa0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