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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6일 화요일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거북 귀(龜/0) 털 모(毛/0) 토끼 토(儿/5) 뿔 각(角/0)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몹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는 속된 표현의 속담이 있다. ‘중의 상투’나 ‘처녀 불알’이 그것이다. 딱딱한 등껍질의 거북에 털이 나고(龜毛) 토끼에 뿔이 생긴다(兎角)는 비유는 이와 같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나타낸다. 개나 말도 뿔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狗頭生角(구두생각)이나 馬生角(마생각)이라 해도 같다. 여기에서 뜻이 넓어져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헛일이 되는 것도 포함한다.

3세기부터 이어진 중국 魏晉(위진)과 南北朝(남북조) 시대에 志怪(지괴)소설이 유행했다. 귀신과 요괴, 신선오행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인데 위나라 文帝(문제)의 列異傳(열이전)부터 六朝(육조) 최고의 시인 陶淵明(도연명)의 搜神後記(수신후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한다. 지괴소설의 대표로는 東晋(동진)의 역사가 干寶(간보)의 ‘搜神記(수신기)’와 梁(양)나라 任昉(임방)의 ‘述異記(술이기)’를 꼽는데 여기에 거북과 토끼가 약간 다른 의미로 등장한다. 신령스런 거북과 토끼에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난세의 징후나 나라가 패망하는 징조로 봤다.\xa0

술이기에는 거북을 설명하며 ‘거북이 천년 되면 털이 나고 오천년 지나면 신구, 만년 되면 영구가 된다(龜千年生毛 龜壽五千年 謂之神龜 萬年曰靈龜/ 귀천년생모 귀수오천년 위지신귀 만년왈영귀)’고 했다. 수신기에는 고대 商(상)나라의 폭군 紂王(주왕) 때의 기이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夏(하)의 桀王(걸왕)과 함께 포악한 군주의 대명사 桀紂(걸주)로 불리는 주왕은 周(주)의 武王(무왕)이 일으킨 토벌군에 의해 牧野(목야)에서 패하여 자살했다. 이 일의 조짐으로 거북과 토끼가 나온다. ‘상나라 주왕 때 큰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풀이 났다. 이는 곧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었다(商紂之時 大龜生毛 兎生角 甲兵將興之象也/ 상주지시 대귀생모 토생각 갑병장흥지상야).’

충돌 일보 전까지 긴장을 더하던 남과 북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상회담을 하며 협력하게 된 것은 적대관계에서 좋은 조짐이었다.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경제 협력에는 천문학적인 큰 자본이 들어간다. 그렇게 되려면 국민들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가 우선이다. 좋은 결실을 이루기 위한 이들의 협조는 거북의 털 같은, 토끼의 뿔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