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강도 아프다
때로는 강도 아프다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엇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까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김구식 때로는 강도 아프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