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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목요일

교문작자咬文嚼字 -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다, 글귀만 파고 따지다, 말을 함부로 하다.

교문작자咬文嚼字 -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다, 글귀만 파고 따지다, 말을 함부로 하다.

교문작자(咬文嚼字) -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다, 글귀만 파고 따지다, 말을 함부로 하다.

물 교(口/6) 글월 문(文/0) 씹을 작(口/18) 글자 자(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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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깨물고(咬文) 글자를 씹는다(嚼字)는 이 성어를 얼핏 들으면 屠門大嚼(도문대작)을 연상하기 쉽다. 씹는 것은 같은데 뒤의 것은 고기 맛이 좋다는 소문에 도축장 문만 바라봐도 입맛을 다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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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 許筠(허균)이 식품과 명산지에 대해 기술한 저작으로 식품전문 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 글을 깨물고 씹는다는 것은 물론 이면을 음미한다는 뜻도 있겠으나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어 어법과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한다는 의미가 크다. 여기에서 글자의 꼬투리를 잡아 트집 잡거나 어려운 문자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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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淸(청)나라의 문인 袁枚(원매, 1716~1797)는 ‘隨園詩話(수원시화)’라는 시론집을 남겼다. 그는 시가 옛사람이나 기교에 얽매여서는 되지 않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性靈說(성령설)을 주장하며 시단을 이끌었다고 한다. 이 책에 학자이자 문인 王鳴盛(왕명성, 1722~1798)의 일화를 소개한 것이 수록돼있다. 西莊(서장)이란 자를 쓰는 그는 시인이 어떠해야 하는지 설명하며 성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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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잘 읊는다고 시인이 아니고, 가슴이 탁 틔고 온아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면(非必其能吟詩也 果能胸境超脫 相對溫雅/ 비필기능음시야 과능흉경초탈 상대온아)’ 일자무식이라도 될 수 있다면서 반대의 경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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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모질고 끈덕진 성미를 가진데다 저속한 이라면 ‘비록 하루 종일 글자와 씨름하며 고치거나, 문장을 복잡하고 길게 쓰더라도 시인은 될 수 없다(雖終日咬文嚼字 連篇累牘 乃非詩人矣/ 수종일교문작자 연편누독 내비시인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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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기교를 부려도 울림이 적다는 이야기다. 1995년 중국 상하이上海/ 상해서 창간된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 교문작자는 권위 있는 말글잡지로 문필가들에겐 필독서라 한다. 해마다 선정하여 발표하는 10대 유행어는 우리나라에도 소개되면서 관심을 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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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그간의 유행어 한두 가지만 소개해보자. 뒤의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허우랑后浪/ 후랑은 주링허우九零后/ 구령후와 링링허우零零后/ 령령후 세대를 아우르는 말이고 선서우神兽/ 신수, 兽는 獸의 간체자는 신화 속 동물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존재인 자기 자식을 가리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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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며 따돌려 괴롭히는 바링覇凌/ 패릉이라고 남 말하듯 하기도 했다. 글이나 말이나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표현해야 하는 것은 옳아도 조그마한 꼬투리를 잡아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은 되레 제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