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일현曇花一現 - 우담바라 꽃이 한 번 피다, 매우 드물고 신령스런 일
담화일현(曇花一現) - 우담바라 꽃이 한 번 피다, 매우 드물고 신령스런 일
흐릴 담(日/12) 꽃 화(艹/4) 한 일(一/0) 나타날 현(玉/7)
우담바라라는 꽃이 있다. 불교도들은 모두 믿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재한다고 믿고 싶은 꽃이다. 여러 불경에 단편적으로 등장하여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먼저 다양한 표기가 특징이다. 산스크리트어 우둠바라(udumbara)의 음역으로 優曇婆羅(우담바라)가 많이 쓰이고 優曇波羅(우담파라), 優曇跋羅(우담발라), 優曇鉢華(우담발화), 優曇跋羅華(우담발라화), 줄여서 優曇華(우담화) 등으로도 사용된다.
뜻으로 풀이하여 祥瑞雲異(상서운이)하다고 靈瑞(영서), 瑞應(서응), 靈瑞花(영서화), 空起花(공기화)라고도 표기한다. 상상 속에 있다고 하는 이 꽃과 달리 실제로 있는 우담화 역시 인도가 원산지고 열매는 코끼리의 사료라는 높이 3m 정도의 뽕나무과 낙엽교목이다.
우담바라 꽃의 설명도 다양하여 신비감을 높인다. 3000년에 한 번씩 피어나는 꽃으로 인도 신화 속의 지혜의 왕 轉輪聖王(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면 감복해서 함께 등장한다고 했다. 과거칠불 중의 다섯 번째인 俱那含牟尼佛(구나함모니불)이 꽃이 핀 나무 아래서 성불했다고 전한다. 또 隱花(은화)식물인 이 꽃이 피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 한 곳도 있다.
어떻든 드물고 신령스러운 것을 나타낼 때 이 꽃에 비유하고 久遠(구원)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담바라 꽃(曇花)이 딱 한 번 나타났다(一現)고 한 성어는 여기서 나왔다.
꽃이 한 번 피기까지 3000년의 세월이 흐르고 피었다가도 금방 지는 이 꽃은 아름다운 사물이나 경치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순간적이라 보기 어렵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말을 듣는 것 또한 때가 있는 것이라고 빗대 하는 말이 됐다. 불경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고 여긴다는 ‘妙法蓮華經(묘법연화경)’에서는 부처님의 묘법을 칭했다.
설명을 옮겨 보자. ‘신기한 묘법은 모든 부처님께서 때가 이르러서야 말씀하시니, 마치 우담바라가 때가 되면 딱 한 번 피는 것과 같으니라(妙法 諸佛如來 時乃說之 如優曇鉢花 時一現耳/ 묘법 제불여래 시내설지 여우담발화 시일현이).’ 그렇게 귀한 말씀이니 믿어야 허망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정한 대나무나 영력이 강한 곳에서 피어난다는 신령스런 우담바라가 실제 나타났다고 종종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 경기도 의왕시 淸溪寺(청계사), 경주 祇林寺(기림사), 사천 多率寺(다솔사) 등지다.
이 꽃을 유니콘이나 용처럼 불교 세계관의 환상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겐 작은 물방울과 같은 풀잠자리의 알일 뿐이다. 하지만 고해와 같은 생활을 이어가는 중생들에겐 삼천년의 기적이 아니라 삼년 만에라도 조금 나은 일이 닥쳐오기를 기다린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