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名實相符 - 이름과 실상이 서로 꼭 맞음, 겉과 속이 맞아 떨어짐
명실상부(名實相符) - 이름과 실상이 서로 꼭 맞음, 겉과 속이 맞아 떨어짐
이름 명(口/3) 열매 실(宀/11) 서로 상(目/4) 부호 부(竹/5)
사람 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 사물에게는 이름이 있다. 다른 것과 구분하기 위해 이름은 필요하다. 꽃도 이름 없이 자연에 그대로 있었으면 아무도 몰랐지만 꽃이라는 이름을 불러주자 자신에 다가와 꽃이 되었다고 시인은 노래했다(김춘수의 ‘꽃’). 존재의 이유인 이름은 명예도 된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遺臭萬年(유취만년)이라 악명으로 기록되면 후세에 영원히 먹칠한다고 이름을 더럽히지 않게 조심했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범은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속담도 같은 의미다.
孔子(공자)는 특히 바른 이름을 중시했다. 목이 말라도 이름이 도둑의 샘인 우물물은 마시지 않았다는 渴不飮 盜泉水(갈불음 도천수)란 말이 잘 나타낸다. 공자에게 정치를 맡게 되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름을 바로잡는(正名/ 정명) 일을 우선하겠다고 했다. 齊(제)나라 景公(경공)이 이상적인 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도 서슴없이 답했다. ‘論語(논어)’ 顔淵(안연)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되는 것입니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 군군 신신 부부 자자).’ 모든 이름은 그에 합당한 실이 갖추어져 있을 때에만 비로소 그 이름이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宋(송)나라의 朱熹(주희)가 선대 학자들의 해석과 자신의 주석을 모아 엮은 ‘論語集註(논어집주)’에는 程子(정자)의 말이라면서 이에 대해 더 명확하게 설명한다. ‘이름이나 실제는 서로 어울려야 한다. 한 가지 일에 있어 이것을 소홀히 하면 나머지도 모두 구차하게 된다(名實相須 一事苟 則其餘皆苟矣/ 명실상수 일사구 즉기여개구의).’
그런데 실생활에선 이름이 실제와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름만 그럴듯하고 속은 맹탕이다. 처음엔 맞았더라도 지나면서 有名無實(유명무실)이 된 것도 있다. 가래떡이나 칼국수에 가래와 칼이 들어갈 리 없다. 팽이버섯은 팽이와 관련 없고 철가방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大寒(대한)이 小寒(소한)에 와 얼어 죽는다고 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