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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일 수요일

와부뇌명瓦釜雷鳴 - 흙으로 만든 솥이 우레 소리를 낸다, 모르면서 아는 척 나선다.

와부뇌명瓦釜雷鳴 - 흙으로 만든 솥이 우레 소리를 낸다, 모르면서 아는 척 나선다.

와부뇌명(瓦釜雷鳴) - 흙으로 만든 솥이 우레 소리를 낸다, 모르면서 아는 척 나선다.

기와 와(瓦/0) 가마 부(金/2) 우레 뢰(雨/5) 울 명(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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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더 떠들어댄다.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이 알지도 못하면서 앞에 나서 잘난 체 설명한다. 이 경우 ‘속이 빈 깡통이 소리만 요란하다’거나 ‘빈 달구지가 더 요란하다’란 속담이 쓰인다. 벼는 익을수록 더 고개를 숙이는 법인데 이럴 때는 비록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는 체 떠드는 자의 속은 알아챈다. 단지 본인만 몰라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다. 울음소리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知之爲知之/ 지지위지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한다(不知爲不知/ 부지위부지)는 우스개의 제비보다 못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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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만든 솥(瓦釜)이 우레 같은 소리를 낸다(雷鳴)는 이 성어도 배우지 못한 사람이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나선다는 똑 같은 의미다. 혹은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마치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말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 떠드는 소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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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뜻이 있는 현명한 자가 때를 얻지 못해 초야에 묻혀 있는데 우매한 자가 높은 자리에 앉아 떵떵거리는 것을 한탄한 屈原(굴원)의 글에서 나왔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楚(초)나라의 정치가이자 비극시인인 굴원은 초나라 문학인 楚辭(초사)의 시조로 추앙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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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문학을 모은 ‘초사’의 卜居(복거)란 작품에는 아첨배의 말만 듣는 왕에게 애절함을 느껴 떠나온 굴원이 卜官(복관)에게 점을 청한다. 거북점을 친 복관이 말한다. ‘세상이 혼탁하고 맑지 못해 매미 날개를 무겁다 하고 3만근 무게를 가볍다고 한다(世溷濁而不淸 蟬翼爲重 千鈞爲輕/ 세혼탁이불청 선익위중 천균위경), 황종의 선율이 깨지니 질그릇 솥이 천둥소리를 낸다(黃鐘毁棄 瓦釜雷鳴/ 황종훼기 와부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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溷은 어지러울 혼, 鈞은 무거울 균, 서른근 균도 되니까 1000균은 3만근이 된다. 黃鐘(황종)은 12律(율) 중의 하나로 화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하는 음이라 한다. 아첨꾼은 높이 이름을 날리고 어진 선비는 이름도 없다고 굴원의 심정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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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도 답답하지만 자신을 모르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은 불쌍하다. 보지 않는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 마련이다. 이에 못지않은 것이 뒷받침해주는 배경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인사나 얄팍한 완장을 차게 된 사람은 눈꼴사납다. 보이는 것이 없는 이런 사람은 때가 훅 지나가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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