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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5일 월요일

한류협배汗流浹背 - 땀이 흘러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시다, 몹시 두렵거나 긴장된 상황에 처

한류협배汗流浹背 - 땀이 흘러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시다, 몹시 두렵거나 긴장된 상황에 처하다

한류협배(汗流浹背) - 땀이 흘러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시다, 몹시 두렵거나 긴장된 상황에 처하다

땀 한(氵/3) 흐를 류(氵/7) 두루미칠 협(氵/7) 등 배(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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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고 체온 조절하는 구실을 넘어 노력의 대명사로 많이 예찬된다. 수확의 기쁨은 그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거나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땀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Edison)의 명언이 그것이다. 땀도 땀 나름이라 진땀이라 하는 油汗(유한)이나, 식은땀 冷汗(냉한)은 환영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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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이나 난처한 일을 당했을 때 흐르는 끈끈한 진땀, 몸이 쇠약해졌을 때나 몹시 놀라 오싹해졌을 때 흘리는 식은땀을 일부러 흘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은땀이 흘러(汗流)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신다(浹背)면 얼마나 긴장되고 무서워했을지 능히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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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史記(사기)’에 황제 앞에서 우물쭈물한 周勃(주발)의 태도를 나타내면서 약간 다른 표현으로 썼다. 주발은 劉邦(유방)이 項羽(항우)를 물리치고 漢(한)나라를 세울 때 전장마다 따라다니며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유방이 죽은 뒤 왕후 呂后(여후)는 아들이 즉위했을 때 공신들을 교묘히 제거하고 여씨 일족들을 제후에 봉하는 등 전횡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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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발은 왕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회를 보던 중 여후의 사후 잔당들이 난을 일으키자 공신 陳平(진평)과 함께 모조리 잡아 주살했다. 5대 文帝(문제)가 왕위에 올랐을 때 진평은 여후 일족을 몰아낸 공이 더 크다며 주발에 우승상 자리를 양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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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국정을 파악한 어느 때 조회에서 주발에게 물었다. 일 년 동안 전국에서 옥사를 판결하는 숫자가 얼마인지, 재정상의 수입과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 거듭 물어도 우물쭈물했다. 陳丞相(진승상) 세가에 실린 내용이다. ‘주발은 또 모른다고 사죄했는데(勃又謝不知/ 발우사부지), 땀이 나 등을 적셨으며 대답하지 못한 것을 수치스러워했다(汗出霑背 愧不能對/ 한출점배 괴불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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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던 진평이 구체적인 숫자는 주관하는 관리가 잘 알 수 있다고 거들어 줘 겨우 그 자리를 벗어났다. 주발은 자신이 진평의 능력에 못 미치는 것을 알고 병을 핑계로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처음 汗出霑背(한출점배)가 汗出沾背(한출첨배)로도 쓰고, 뒤에 汗流浹背(한류협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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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땀 흘려 일을 처리하게 되면 나중에 식은땀을 흘릴 일이 적다. 평시에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은 어디에나 필요한 일이다. 그보다 진평이 국가의 모든 일은 각기 주관하는 전문 관리가 있다며 주발을 변호한 것은 오늘날 더 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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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은 천자를 보좌하고 관원들의 직책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 업무라고 한 그의 말은,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고 다 좌우하려 하는 萬機親覽(만기친람)형의 높은 사람이 명심해야 한다. 어디에나 전문가 집단이 있고 잘 모르는 분야에는 몸을 굽혀 의견을 들어야 발전하는 법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