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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2일 금요일

무서운 병 ‘마마’ 1편

■ 무서운 병 ‘마마’ 1편

■ 무서운 병 ‘마마’ 1편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은 아마도 암일 것이다. 치사율에서는 물론 더 무서운 질병도 있지만 일부가 아닌 누구나 걸릴 가능성이 있는 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조선시대에 지금의 암과 같은 존재로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질병을 들라면 아마도 천연두(天然痘)와 홍역(紅疫)을 들 수 있다. 이 두 질병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존비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거쳐야 하고, 또 생사가 갈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천연두는 치사율이 높아 으뜸가는 질병으로 간주되었다.

천연두(天然痘)라는 병명은 인공적인 인두(人痘), 우두(牛痘)가 생기고 난 뒤 천연적으로 생긴 병이라 해서 만들어진 일본식 이름으로, 조선시대에는 천연두라는 이름은 없었고 대개 두창(痘瘡) 또는 두진(痘疹)이라 불렀다. 진(疹)이란 한방에서 ‘피부에 솟아오른 돌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홍역을 마진(痲疹)이라 부른 것은 마치 모기에 물린 것처럼 피부에 삼씨麻子만한 작은 낱알이 발그레하게 돋아나기 때문이고, 천연두를 두창 또는 두진이라 부른 것은 피부에 콩알만 한 돌기가 솟아올라 곪고 헐기 때문이다. 때로는 고름이 구슬처럼 탱탱하고 영롱하게 맺힌다 하여 진주두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예쁘다기 보다는 섬뜩한 느낌이 든다.

마진(홍역)과 두진(천연두)은 대개 20세 이전 어릴 때 치르는데, 이진(二疹)을 다 겪고 나면 비로소 성인이 되어 천수(天壽)를 가로막는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민간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마마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마마(媽媽)란 왕족 가운데서도 왕통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왕, 왕비, 대비, 세자에게 붙이는 극존칭의 궁중용어이다. 두창신은 그만큼 외경(外境)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학을 뗐다’ ‘홍역을 치렀다’라는 말이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역신(疫神)에도 등급이 있어서 학질(瘧疾)은 아주 성가신 것이므로 ‘떼는’ 것이고 홍역은 괴롭지만 어쩔 수 없이 한 번은 받아들여야 하므로 ‘치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마신은 다른 잡신들과는 격이 전혀 달랐다. 그러므로 ‘배송(拜送)’ 하는 즉 엎드려 절하여 보내드려야 하는 신이었다. 오죽하면 마마라 불렀을까?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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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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