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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목요일

무언불수無言不讐 - 어느 말에도 응답이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무언불수無言不讐 - 어느 말에도 응답이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무언불수(無言不讐) - 어느 말에도 응답이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없을 무(灬/8) 말씀 언(言/0) 아닐 불(一/3) 원수 수(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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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거나, 말을 잘못 하거나 말로 인한 재앙은 끊임이 없다. 자기가 내세우는 주장이 옳다고 고집하거나 잘못을 보고도 입을 다물거나 모두 말썽이 되니 그만큼 말이 어렵다. 말을 조심하라는 성현의 가르침이 끝이 없는 것도 그만큼 알고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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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섬뜩하면서도 널리 알려진 성어가 중국 五代(오대)의 장수 재상이었던 馮道(풍도)의 口禍之門(구화지문)이다. 여기에 혀가 몸을 베는 칼이라는 舌斬身刀(설참신도)가 따르니 무시무시하다. 3000년이 넘는 가장 오래된 시집 ‘詩經(시경)’이 말조심에 빠질 수 없다. 말을 하게 되면 응답이 없을 수 없다는 성어가 大雅(대아)에 나오는 無言不讐(무언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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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는 周(주) 왕실을 노래한 것이 많고 궁중조회 때 쓴 음악이라는데 春秋時代(춘추시대) 衛(위)의 武公(무공)이 스스로 경계하기 위하여 곁에서 외우게 했다는 抑篇(억편)에 나온다. 전체 12장으로 상당히 긴데 여섯 번째 장에 등장한다. 말에 관한 세 구절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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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대로 말하지 말고, 구차하게 말을 해서는 안 된다(無易由言 無曰苟矣/ 무이유언 무왈구의), 내 혀를 잡아주는 사람 없으니, 내뱉은 말 뒤쫓을 수 없다네(莫捫朕舌 言不可逝矣/ 막문짐설 언불가서의), 말에는 대답이 없을 수 없고, 덕은 반드시 보답이 있다네(無言不讐 無德不報/ 무언불수 무덕불보).’ 捫은 어루만질 문, 朕은 나 짐, 원수 讐(수)에는 대답하다, 갚다의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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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의 앞부분에 나오는 백옥의 반점이란 뜻의 白圭之玷(백규지점, 玷은 이지러질 점)도 말조심을 시키는 유명한 문구다. ‘흰 구슬의 흠은 오히려 갈면 되지만(白圭之玷 尙可磨也/ 백규지점 상가마야), 말의 흠은 어찌할 수 없느니라(斯言之玷 不可爲也/ 사언지점 불가위야).’ 論語(논어) 先進(선진)편에 관련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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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공자)의 제자 南容(남용)이 이 구절을 하루에 세 번 암송하는 것을 보고 믿을 만하다며 형의 딸을 시집보내 조카사위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말을 두려워하고 신중히 하는 남용의 인격과 인품을 높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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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禍從口出(화종구출)이나 말을 잘 하는 ‘蘇張(소장)의 혀’ 등 무수한 말이 있지만 ‘明心寶鑑(명심보감)’의 言語(언어) 편에 음미할수록 좋은 말이 많다. 두 가지만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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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다(利人之言 煖如綿絮 傷人之語 利如荊棘/ 이인지언 난여면서 상인지어 이여형극).’ ‘술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기회가 맞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酒逢知己千鐘少 話不投機一句多/ 주봉지기천종소 화부투기일구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