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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7일 수요일

무접무향無蝶無香 - 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다, 갖춰야 할 것이 빠져 불완전하다

무접무향無蝶無香 - 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다, 갖춰야 할 것이 빠져 불완전하다.

무접무향(無蝶無香) - 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다, 갖춰야 할 것이 빠져 불완전하다.

없을 무(灬/8) 나비 접(虫/9) 없을 무(灬/8) 향기 향(香/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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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과 나비는 향기를 따라 모인다고 蜂蝶隨香(봉접수향)이라 했다. 남자들이 아름다운 여인 주위로 따르는 것을 비유했다. 우리 속담 ‘꽃이 고와야 나비가 모인다’도 미인 주위로 한량들이 몰리는 것을 의미하지만 남의 완전한 것을 구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는 깨우침도 준다. 나비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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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도 찾고 향기로운 것도 찾고, 한가로우면서도 바빠라(尋豔復尋香 似閒還似忙/ 심염부심향 사한환사망)’고 唐(당)나라 시인 鄭谷(정곡)은 노래했다. 그런데 나비가 날지 않는 꽃 그림만을 보고(無蝶) 필히 그 꽃엔 향기가 없을 것(無香)이라고 예언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新羅(신라)의 27대 善德女王(선덕여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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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은 이름이 德曼(덕만), 혹은 德萬(덕만)이고 眞平王(진평왕)의 맏딸로 나온다. 金大問(김대문)이 지은 花郞世記(화랑세기)에는 차녀인데 사랑을 따른 언니보다 여성도 왕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적극성으로 왕좌를 차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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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만은 성품이 너그럽고 어질며, 총명하고 민첩했는데 16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며 여러 업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 지혜가 많아 세 가지 일을 미리 알아냈다는 知機三事(지기삼사) 중에서 향기 없는 꽃을 알아맞힌 이야기는 ‘三國史記(삼국사기)’와 ‘三國遺事(삼국유사)’ 모두에 나온다. 부왕 때 당나라에서 가져온 모란꽃과 꽃씨를 보고 덕만이 말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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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은 비록 아름다우나 향기가 없을 것입니다(此花雖絶艶 必是無香校勘氣/ 차화수절염 필시무향교감기).’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으니 답한다. ‘꽃을 그렸으나 나비가 없는 까닭에 그것을 알았습니다(畵花而無蝶校勘 故知校勘之/ 화화이무접교감 고지교감지).’ 심어 보니 과연 향기가 없어 미리 아는 식견에 탄복했다. 삼국유사에는 다른 두 가지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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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데 개구리가 玉門池(옥문지)에 개구리가 우는 것을 보고 적병이 女根谷(여근곡)에 침입했다는 것을 알아채 섬멸했다. 모두 여성의 생식기를 말해 침입한 적군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죽는 연월일을 예언한 것도 정확히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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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없는 꽃 그림만으로 향기가 없다는 것을 알아챈 선덕은 총명한 만큼 첫 女王(여왕)으로 불교를 중흥시키고 긴밀한 외교도 펼쳐 三國統一(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비 없는 꽃이 향기가 없다는 데서 이 말은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빠져 불완전한 것을 나타내는 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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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비가 외면하는 꽃도 생각해야 한다. 짙은 향기를 가졌던 꽃이라도 영원할 수 없다. ‘꽃이라도 十日紅(십일홍)이 되면 오던 蜂蝶(봉접)도 아니 온다’는 權不十年(권불십년)을 비유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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