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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2일 수요일

물드는 것은 저무는 것이다 / 윤석진

물드는 것은 저무는 것이다 / 윤석진

물드는 것은 저무는 것이다 / 윤석진

붉은 담쟁이 지는 모습을 보라

물든 것은 저무는 것이다

그들도 봄이면 짙푸른 날개를 세워

벽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는 노을을 보라

태양도 질풍노도 바다를 재우고

어둠 속으로 저문다

산봉우리 올라 바닥을 보라

힘차게 오른\xa0까닭을 끝내\xa0내려놓아야 하는

우리는,

봄날에 핀 벚꽃도 잠시라는 거

여름에 핀 해바라기도 머리 숙여 산다는 거

물든 것은 저무는 것이라

가을에 핀 코스모스도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다

보라!

세상은 바람마저 공평하길 바라지만,

물든 것은 저무는 것이다

누구나 광대로 살다가는 페르소나

각본 없이 돌리는 모노드라마라는 걸

바람과 자연은 안다

해 지고

꽃 지는 일

고엽으로 뒹군다 하여

그대 슬퍼 마라

물든 것은 저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