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사보子罕辭寶 - 자한이 보물을 사양하다, 물질을 탐하지 않는 깨끗한 마음가짐
자한사보(子罕辭寶) - 자한이 보물을 사양하다, 물질을 탐하지 않는 깨끗한 마음가짐
아들 자(子/0) 드물 한(网/3) 말씀 사(辛/12) 보배 보(宀/17)
사람은 누구나 보물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귀한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희귀한 광물 다이아몬드나 루비, 사파이어 등과 같은 보석일 수도 있고, 으리으리하게 꾸며놓은 집이나 풍요를 가져다주는 땅일 수도 있다. 이런 비싼 것이 없는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웃음을 머금게 하는 귀여운 자식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말썽만 부리는 아들딸보다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걱정 없는 것이 보물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보물을 가까이에서 찾지 않고 다른 곳에서 눈을 부릅뜬 채 찾고 있다. 위인들은 현재의 시간이 더 없는 보물이라 하고 나의 두 팔이 보물이라 하기도 한다. 시간을 아껴 부지런히 일을 하라는 뜻이다.
이런 여러 가지 보물 중에 子罕(자한)이라는 사람은 보물을 사양하는 것(辭寶)이 보물이라고 하여 보물 중에 최고라는 칭찬을 받는다. 論語(논어)에 자한편이 있어 제자로 잘못 알기 쉬우나 여기선 ‘공자가 드물게 말했다’는 뜻이고, 보물을 사양한 사람은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宋(송)나라의 현인 樂喜(낙희)를 말한다.
그는 현명하고 재주가 많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는데 토지와 민사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벼슬 司城(사성)을 맡았기 때문에 司城子罕(사성자한)이라고 불렸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 襄公篇(양공편)에 유래가 실렸고 ‘韓非子(한비자)’의 喩老(유로)편이나 唐(당) 李澣(이한)의 ‘蒙求(몽구)’에도 전한다.
내용을 보자. 송나라 사람이 귀중한 보옥을 얻어 사성의 벼슬을 하는 자한을 찾아 드리려 했다. 자한이 받지 않자 그는 옥 전문가가 보물이라고 했다며 꼭 받기를 원했다. ‘나는 옥을 탐하지 않는 것을 보물로 여기고 그대는 옥을 보물로 여기네(我以不貪爲寶 爾以玉爲寶/ 아이불탐위보 이이옥위보)’ 자한이 이렇게 말하며 이어간다.
‘만약 이 옥을 나에게 준다면 모두 자신의 보물을 잃게 되니 각각 자신의 보물을 갖는 것보다 못할 것이네(若以與我 皆喪寶也 不若人有其寶/ 약이여아 개상보야 불약인유기보).’ 이렇게 자한은 자신의 마음가짐을 지켜서 좋고 송나라 사람은 보물을 그대로 가져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자한을 말한 ‘菜根譚(채근담)’에서도 ‘옛사람이 탐하지 않은 것을 보배로 삼았는데 이것이 일세를 초월하는 방법(古人以不貪爲寶 所以度越一世/ 고인이불탐위보 소이도월일세)’이라 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없지만 한 번 이익을 탐하면 깨끗한 마음이 물들어 더러워진다.
일반인보다 국민의 세금을 쓰는 공직자들의 자세는 더욱 곁눈을 팔지 않아야 하는데 잊을만하면 오직사건이 드러난다. 예전에 비해 액수도 낮고 건수도 훨씬 줄어 ‘김영란법’의 효과라 해도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부패와 거리 두는 마음이 보물이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