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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민들레 우체국

민들레 우체국

민들레 우체국

어떤 사연은 무거워서

강물에 내려놓고

또 어떤 사연은

두근거려 산비탈을 넘지 못합니다

그대가 꽃의 마음을

물어물어 편지 한 장 원한다면

어머니에게 보내는 안부는

장독대 근처에 놓아두겠습니다

아버지의 삽자루가 꽂혀 있는

논둑에도 내려놓겠습니다

먼데서 가끔 달을 볼지도 모를

누이의 뒤란도 노랗게 밝혀야겠지요

사랑은 마른 논에 논물 들 듯

천천히 적시는 것이라고 쓴 편지는

더 오래 더 먼 기슭까지 보냅니다

차마 전하지 못한 편지들은

누군가의 안부를 기다리는 이의

간절한 담벼락에 내려놓겠습니다

봄이 끝나기 전에 어느 눈 밝은 이가

꺼내보겠지요

누가 펴 봐도

노랗게 웃을 얼굴을 기억하며

홀씨 하나하나의 안부를 섬깁니다

-허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