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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5일 월요일

박시제중博施濟衆 -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하다.

박시제중博施濟衆 -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하다.

박시제중(博施濟衆) -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하다.

넓을 박(十/10) 베풀 시(方/5) 건널 제(氵/14) 무리 중(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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衆生(중생)은 부처나 보살과 구별하여 미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불교를 떠나 모든 살아있는 무리, 또는 많은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중생을 구제한다는 濟衆(제중)은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 濟衆院(제중원)이듯 환자를 돌보는 병의원 이름에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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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이다. 이처럼 널리 도움을 주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은 종교의 가르침만은 아니다.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서(博施) 뭇사람을 구제한다(濟衆)는 좋은 말이 孔子(공자) 말씀으로 ‘論語(논어)’에 나오기 때문이다. 儒學(유학)을 儒敎(유교)라 하니 역시 종교의 가르침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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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가장 강조한 仁(인)은 본래 ‘등에 짐을 진 사람’을 의미했다는데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하는 것으로 모든 이념의 근본이었다. 어떤 사람이 어진 사람인지를 말하는 단적인 표현이 雍也(옹야)편에 나온다. 雍(옹)은 仲弓(중궁)의 본명이다. 공자의 뛰어난 제자 孔門十哲(공문십철) 중에서 덕행으로 顔淵(안연)과 함께 꼽힌 冉雍(염옹, 冉은 늘어질 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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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어진 사람은 ‘자기가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일으켜 주고, 자신이 뜻을 이루고 싶을 때 남을 먼저 이루게 해주는 것(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이라 했다. 남을 이해하는 것이 앞서야 한다는 것인데 이 글의 앞부분에 성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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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솜씨가 좋은 제자 子貢(자공)이 여쭈었다.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은덕을 베풀어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如有 博施於民 而能濟衆/ 여유 박시어민 이능제중) 그를 어질다고 일컬을 만합니까(何如 可謂仁乎/ 하여 가위인호)?’ 공자는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단순히 어진 사람을 넘어 성인의 덕치일 것이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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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온갖 재난이나 환란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堯舜(요순)정치의 이상이었지만 그러한 성군들도 그렇게 하지 못할까 늘 걱정하고 염려했다고 설명했다. 백성들을 고르게 잘 살도록 하는 것이 요순도 이루지 못할 만큼 어려웠으니 聖代(성대)는 드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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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을 널리 베풀고 잘 살게 하는 것이 인자는 물론 성자도 어려운데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회나 자치단체 등에 출마하여 자신을 뽑아주면 잘 살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정치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숫자만 믿고 상대방과 협력은 물론 없어져야 할 존재인양 윽박지르면서 자기만 옳다고 하니 시끄러움이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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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소리 없이 약자들을 돕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남모르게 가난한 이웃들에 기부하는 의인들,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하는 의인들,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인들 등은 결코 선행을 내세우지 않는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