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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7일 일요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필 발(癶/7) 어두울 몽(艹/10) 떨칠 진(扌/7) 떨어질 락(艹/9)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숨쉬기, 눈 깜빡이기, 돈 쓰기 등등 사람마다 재미로 말한다. 어떤 우등생은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고, 생각이 깊은 철학자는 남에게 충고하기는 쉽고,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했다. 속담으로도 ‘누워서 떡 먹기’나 ‘땅 짚고 헤엄치기’ 등이 떠오른다. 아주 쉬운 일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아 주머니 속 물건 꺼내기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 뒤집기 易如反掌(이여반장),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 등 숱한 가운데 덮개를 벗기는 일(發蒙)과 나무의 마른 잎사귀를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振落)이 쉽다는 말도 있다.

쉬운 일에 들지는 몰라도 글자는 쉽지 않고, 또 자주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마른 나무를 꺾어 잎을 떨어뜨리는 折藁振落(절고진락)이란 말도 있으니 비유로 제격인 듯하다. 일이 매우 간단하여 쉽다고 한 이 성어는 ‘史記(사기)’ 汲鄭(급정) 열전에서 유래했다. 중국 前漢(전한)의 7대 武帝(무제)는 중앙집권제를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하여 초기의 전성시대를 연 황제로 꼽힌다. 이런 치세가 가능했던 것은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을 비롯한 현신들을 많이 등용하여 쓴 소리를 들은 것도 한몫했다. 아부하기를 좋아했던 신하가 없을 수는 없어 公孫弘(공손홍) 등은 틈만 나면 황제에게 급암의 험담을 했다.

高祖(고조)의 손자인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은 제후국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회남왕은 당시의 재상 공손홍보다 간언을 두려워 않는 급암에 대해서는 옳지 않은 일로 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공손홍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승상 공손홍을 설득하는 것은 마치 덮어놓은 것의 뚜껑을 열고, 나무를 흔들어 마른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至如說丞相弘 如發蒙振落耳/ 지여설승상홍 여발몽진락이).’ 淮南子(회남자)로 이름을 남긴 유안은 이 모반이 탄로나 자살했지만 급암과 공손홍에 대한 인물평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펼쳐지면 더 없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닥치는 일이 모두 쉬운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권한을 행사할 자리에서 처음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2024년 3월 9일 토요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필 발(癶/7) 어두울 몽(艹/10) 떨칠 진(扌/7) 떨어질 락(艹/9)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숨쉬기, 눈 깜빡이기, 돈 쓰기 등등 사람마다 재미로 말한다. 어떤 우등생은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고, 생각이 깊은 철학자는 남에게 충고하기는 쉽고,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했다. 속담으로도 ‘누워서 떡 먹기’나 ‘땅 짚고 헤엄치기’ 등이 떠오른다. 아주 쉬운 일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아 주머니 속 물건 꺼내기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 뒤집기 易如反掌(이여반장),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 등 숱한 가운데 덮개를 벗기는 일(發蒙)과 나무의 마른 잎사귀를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振落)이 쉽다는 말도 있다.

쉬운 일에 들지는 몰라도 글자는 쉽지 않고, 또 자주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마른 나무를 꺾어 잎을 떨어뜨리는 折藁振落(절고진락)이란 말도 있으니 비유로 제격인 듯하다. 일이 매우 간단하여 쉽다고 한 이 성어는 ‘史記(사기)’ 汲鄭(급정) 열전에서 유래했다. 중국 前漢(전한)의 7대 武帝(무제)는 중앙집권제를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하여 초기의 전성시대를 연 황제로 꼽힌다. 이런 치세가 가능했던 것은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을 비롯한 현신들을 많이 등용하여 쓴 소리를 들은 것도 한몫했다. 아부하기를 좋아했던 신하가 없을 수는 없어 公孫弘(공손홍) 등은 틈만 나면 황제에게 급암의 험담을 했다.

高祖(고조)의 손자인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은 제후국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회남왕은 당시의 재상 공손홍보다 간언을 두려워 않는 급암에 대해서는 옳지 않은 일로 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공손홍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승상 공손홍을 설득하는 것은 마치 덮어놓은 것의 뚜껑을 열고, 나무를 흔들어 마른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至如說丞相弘 如發蒙振落耳/ 지여설승상홍 여발몽진락이).’ 淮南子(회남자)로 이름을 남긴 유안은 이 모반이 탄로나 자살했지만 급암과 공손홍에 대한 인물평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펼쳐지면 더 없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닥치는 일이 모두 쉬운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권한을 행사할 자리에서 처음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