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금탕固若金湯 - 든든하기가 쇠로 된 성과 끓는 못과 같다, 방어가 아주 튼튼하다.
고약금탕(固若金湯) - 든든하기가 쇠로 된 성과 끓는 못과 같다, 방어가 아주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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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을 고(囗/5) 같을 약(艹/5) 쇠 금(金/0) 끓을 탕(氵/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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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굳건히 지키는 長城(장성)이나 왕이나 영주가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城(성)은 튼튼해야 그 목적을 달성한다. 백병전이나 기마전까지는 돌로 높이 쌓은 성벽이나 주변을 파내어 연못으로 만든 垓字(해자)로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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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내쏠 수 있는 大砲(대포)나 공중전이 발달하기 이전까지는 최상의 방어였다. 성벽이 모두 쇠로 만든 金城鐵壁(금성철벽)이나 주변의 해자를 끓는 물로 채웠다면 더군다나 難攻不落(난공불락)이겠다. 이 성어가 이전에 소개한 金城湯池(금성탕지)이고 견고하기가 마치(固若) 쇠로 된 성과 끓는 해자(金湯)와 같다는 이 말도 함께 蒯通(괴통, 蒯는 기름새 괴)에게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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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통은 계책이 뛰어난 변사였다. 秦始皇(진시황)의 사후 劉邦(유방)을 돕는 韓信(한신)의 모사로서 세력이 비등한 項羽(항우)와 천하를 삼분하도록 부추겼다. 한신이 듣지 않고 몰락한 후 모반 혐의로 유방에 잡혀온 괴통이 盜跖(도척)의 개는 堯(요)임금을 향해서도 몰라서 짖을 수 있다는 桀犬吠堯(걸견폐요)를 내세워 목숨을 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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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말재주가 좋은 괴통이 한신을 만나기 훨씬 이전인 秦(진)나라 말기 곳곳에서 왕을 자처하고 군사를 일으켰을 때 세치 혀로써 30여 개 성을 피 흘리지 않고 얻게 해준 이야기에 성어가 나온다. ‘史記(사기)’ 淮陰侯(회음후) 열전이나 ‘漢書(한서)’ 괴통전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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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봉기의 우두머리 陳勝(진승)의 부하인 武臣(무신)이 괴통의 고향인 范陽郡(범양군)으로 밀고 들어왔다. 지역 현령 徐公(서공)을 만난 괴통이 겁을 주며 벗어날 방법이 있다고 했다. 가혹한 진나라 형벌을 집행한 현령은 틀림없이 죽게 될 것이므로 자신을 무신에게 보내면 목숨을 부지하고 대우까지 받을 것이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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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한 장수를 함부로 대하면 ‘다른 현령들은 방어를 튼튼히 하여 모두 쇠로 만든 성에 끓는 연못의 성이 되니 공격이 불가능할 것(必將嬰城固守 皆爲金城湯池 不可攻也/ 필장영성고수 개위금성탕지 불가공야)’이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무신도 괴통의 건의대로 서공을 살려줬고 주변 30개 성이 전쟁을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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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막기 위해선 튼튼하게 성벽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계책을 잘 받아들일 줄 아는 지도자가 있어야 철벽이 된다. 괴통이 계책을 올린 사람 중 거절한 한신은 그릇이 모자라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받아들인 무신은 스스로 趙王(조왕)을 칭할 만큼 초기에 잘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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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 나타나고 위험이 목전에 닥쳤는데도 원인이 딴 곳에 있다며 제 갈 길만 간다면 해결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위험을 사전에 막는 철벽을 세우되 여의치 않다면 지혜를 구하고 잘 받아들이는 공감이 중요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