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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9일 금요일

부지교지富之敎之 - 잘 살게 하고 가르쳐야 한다, 백성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정치의 우선

부지교지富之敎之 - 잘 살게 하고 가르쳐야 한다, 백성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정치의 우선

부지교지(富之敎之) - 잘 살게 하고 가르쳐야 한다, 백성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정치의 우선

부자 부(宀/9) 갈 지(丿/3) 가르칠 교(攵/7) 갈 지(丿/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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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중요하다. 국가의 기초는 소년을 교육하는 데 있고, 나라의 운명은 청년의 교육에 달려 있다고 철인들은 가르친다. 교육이 국가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교육 없는 국가는 반드시 멸망한다고도 말한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보다 앞서야 되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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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먹고 살 수 있어야 교육이고 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말을 孔子(공자)가 강조했으니 의외다. 簞食瓢飮(단사표음, 簞은 소쿠리 단)의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학문을 즐긴 제자 顔淵(안연)을 칭찬하고, 淸貧(청빈)하게 살며 분수를 지키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한 공자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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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지는 않아도 기본적인 衣食住(의식주)는 해결돼야 다음을 바란다. 공자는 백성들에게 의식을 풍족하게 한 연후에(富之) 예절을 알도록 가르치는(敎之) 것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先富後敎(선부후교)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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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공자가 올바른 정치방법을 말한 것으로 경제적으로 백성들을 안정시킨 후 인륜을 깨우치는 것을 말한다. ‘論語(논어)’의 子路(자로)편에서 공자가 제자 冉有(염유, 冉은 늘어질 염)와의 대화에서 나온다. 孔門十哲(공문십철)에 들어가는 염유는 冉求(염구)의 자이다. 정사에 밝아 후에 季孫氏(계손씨)의 가신이 됐고 재물을 모으고 세금을 올리는 등 스승의 가르침과 엇나가 서운하게 하기도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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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천하를 周遊(주유)할 때 衛(위)나라로 들어가면서 수레를 몰던 염유와 한 대화 내용이다. 위나라는 번창했던 나라로 많은 사람이 분주히 오갔다. 공자가 ‘참 많구나(庶矣哉/ 서의재)’ 하자 염유가 인구가 많으면 그 다음 할 일이 무엇인지 여쭈니 ‘부유하게 만들어야지(富之/ 부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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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부유하면 또 무엇을 더해야 하겠습니까(既富矣 又何加焉/ 기부의 우하가언)’ 하니 바로 답한다. ‘가르쳐야 한다(教之/ 교지).’ 인간의 도리를 알고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교육도 먼저 이들이 잘 살게 한 뒤라야 가능하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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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에 묻혀 유유자적하게 사는 安貧樂道(안빈낙도)의 삶을 최고로 여긴 선인들도 경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명언을 많이 남겼다. 管子(관자)는 ‘의식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안다(衣食足而知榮辱/ 의식족이지영욕)’고 했고, 맹자는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바른 마음이 없다(無恒産 無恒心/ 무항산 무항심)’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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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생을 유지하기 위한 부가 있어야 교육이 되는데 오늘날 貧富(빈부)의 격차가 커지면서 사교육도 성행하고 학력도 크게 벌어진다고 한다. 나물 먹고 물마시며 살아도 자식 교육에는 돈이 필요하니 빈부격차 완화는 어디서나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