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봄이 오는 길목에서 \xa0/ 이해인 \xa0

\xa0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xa0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xa0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xa0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xa0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xa0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xa0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xa0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xa0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xa0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