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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4일 일요일

부신지우負薪之憂 - 땔나무를 못할 정도의 병,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부르는 말 

부신지우負薪之憂 - 땔나무를 못할 정도의 병,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부르는 말 

부신지우(負薪之憂) - 땔나무를 못할 정도의 병,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부르는 말\xa0

질 부(貝/2) 섶 신(艹/13) 갈 지(丿/3) 근심 우(心/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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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이란 말은 나무를 쪼갠 長斫(장작)이나 마른 나무를 모은 땔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깊은 산속의 자연인 외에는 땔감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일상에서 쓰임새는 적으나 속담에 살아 있다.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한다’는 말은 앞뒤 가리지 못하고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어리석음을 놀린다. 이에 비해 섶을 나타내는 薪(신)은 성어에 다양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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負薪入火(부신입화), 抱薪救火(포신구화)가 앞 속담과 같은 뜻이고, 절치부심하는 臥薪嘗膽(와신상담), 생필품이 몹시 비싸다는 米珠薪桂(미주신계) 등이 있다. 섶을 등에 진(負薪) 근심(之憂)이란 병이 들어 땔나무를 할 수 없게 된 나무꾼에서 비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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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을 못 구해올 정도로 병이 든 나무꾼은 앞서 소개했던 采薪之憂(채신지우)와 똑 같이 ‘禮記(예기)’서 유래한 말이다. 신하가 자신을 나무하는 하인에 비유하여 임금에게 병을 겸손하게 표현한 말로 옛날의 예법이라 한다. 온갖 세세한 예법을 曲禮(곡례) 하편에 수록했는데 임금의 명령을 회피하는 예법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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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에 활을 쏘라 했을 때 활쏘기에 능하지 못하면 병이 있다고 사양하며 말하는 방법이다. ‘소신에게는 땔나무를 채취할 수 없는 근심이 있습니다(某有負薪之憂/ 모유부신지우).’ 능력이 없으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땔나무를 짊어질 수가 없다며 자신의 신병을 넌지시 고하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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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子(맹자)’에는 임금도 신하에게 예를 지켜야 한다며 이 말을 등장시키고 있다. 公孫丑(공손추) 하편이다. 맹자가 齊(제)나라 왕을 알현하기로 한 날 감기가 들었다며 사람을 보내 다음날 조회서 뵈었으면 한다고 했다. 맹자는 자신도 병이 나서 갈 수 없다고 해 놓고 다음날 대부 東郭氏(동곽씨)를 조문하러 갔을 때 제왕이 의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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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종제 孟仲子(맹중자)가 ‘병이 생겨서 조정에 들지 못했습니다(有采薪之憂 不能造朝/ 유채신지우 부능조조)’면서 조금 나아 막 임금 뵈러 갔는데 도착했을 것이라 했다. 상가서 돌아오는 도중에 만난 맹자에게 전하자 임금이라도 배우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며 바로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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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의 병은 덜 아프고 임금의 병은 무지하게 중한 것이 아니다.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말은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맹자는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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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에는 벼슬이 제일이고 마을에는 연장자가 우선인데(鄕黨尙齒/ 향당상치) 세상을 돕고 백성을 이끄는 데는 덕이 제일이라며 군주에게도 부를 수 없는 신하가 있는 법이라 했다. 사람은 제마다 사정이 있는 법이다.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다가 항상 분란을 부른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