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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일 금요일

회벽유죄懷璧有罪 - 옥을 품고 있는 것이 죄,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하면 재앙이 옴

회벽유죄懷璧有罪 - 옥을 품고 있는 것이 죄,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하면 재앙이 옴

회벽유죄(懷璧有罪) - 옥을 품고 있는 것이 죄,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하면 재앙이 옴

품을 회(⺖/16) 구슬 벽(玉/13) 있을 유(月/2) 허물 죄(罒/8)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가 分數(분수)다. 사람으로서 자기의 신분이나 능력을 잘 알고서 처신하면 탈이 없다. 분수에 맞게 행동하라고 선조들은 속담에서 잘 가르쳤다. ‘송충이가 갈잎을 먹으면 떨어진다’거나 ‘사주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겨진다’ 등이 그것이다. 같은 내용의 성어는 중국 고전에도 자주 나온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 욕되지 않는다는 知足不辱(지족불욕)은 道德經(도덕경)에서, 지나치게 높이 올라 간 용은 뉘우치게 된다는 亢龍有悔(항룡유회, 亢은 높을 항)는 易經(역경)에서 유래했다.

옥을 품고 있으면(懷璧) 그것만으로도 잘못(有罪)이라는 이 성어도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가지면 재앙을 부르기 쉽다는 것을 뜻했다. 左丘明(좌구명)이 쓴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자. 춘추시대 虞(우)나라 임금의 동생인 虞叔(우숙)에게는 아주 값진 옥이 하나 있었다. 흠집이 없고 아름다워 누구나 탐내던 중 형인 임금도 욕심이 나서 옥을 달라고 했다. 처음 거절했던 우숙이 얼마 후에 周(주)나라 속담을 생각하고 후회했다.

‘필부는 죄가 없어도 좋은 옥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죄가 된다(匹夫無罪 懷璧其罪/ 필부무죄 회벽기죄).’ 공연히 이런 것을 가지고 있다가 재앙을 당할 필요가 없다며 사람을 시켜 왕에게 구슬을 바쳤다. 얼마 뒤 갖고 있는 보검을 형이 또 달라고 하자 우숙은 고민했다. 왕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을 보니 나중에는 나의 목숨까지 달라할지 모른다며 군사를 일으켜 형을 공격했다. 桓公(환공) 10년 조에 나오는 이야기다.

인간의 욕심이 혈연마저 등지는 재앙이 될 수도 있고, 지위나 재능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시샘을 받아 화를 입는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역시 분수에 맞지 않으면 필부도 유죄가 되고 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뜻이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