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견접종比肩接踵 - 어깨가 닿고 발뒤꿈치가 잇따른다, 사람이 많아 붐비다.
비견접종(比肩接踵) - 어깨가 닿고 발뒤꿈치가 잇따른다, 사람이 많아 붐비다.
견줄 비(比/0) 어깨 견(肉/4) 이을 접(扌/8) 발꿈치 종(足/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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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복작인다는 표현으로 轂擊肩摩(곡격견마, 轂은 바퀴통 곡)를 소개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붐비는 것은 어깨가 서로 닿고(比肩) 발뒤꿈치가 서로 연이어진다(接踵)는 말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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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이나 사람이 많은 모양을 나타내는데, 뜻이 확대되어 어떤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比肩(비견)을 따로 떼어 쓸 땐 어깨를 겨룰 만큼 능력이 비슷한 것을 말하고, 接踵(접종)은 남의 뒤를 바싹 붙어 따르거나 사건이 잇따라 생기는 것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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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齊(제)나라의 명재상 晏嬰(안영)은 3명의 왕을 잘 받들어 晏子(안자)라고도 불린다. 밥상에 고기반찬을 올리지 않았고 부인에겐 비단 옷을 입히지 않을 정도로 평생 근검절약하여 우러름을 받았다. 키가 작고 외모는 볼품없었지만 달변과 임기응변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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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안자가 楚(초)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초왕은 나라가 강대함을 믿은 데다 지략이 뛰어나다는 안영을 모욕주기 위해 궁궐 대문 옆의 작은 문으로 들어오게 했다. 개의 나라에서 사신을 맞이하는 것이냐고 안영이 호통치자 성문이 열렸다. 초왕이 안영을 만났을 때 난쟁이를 보냈다며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느냐고 또 빈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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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사람이 너무 많아 ‘팔소매를 들어 올리면 태양이 가려져 그늘이 지고, 땀을 흘리면 비 오듯 하며 어깨가 서로 닿고 발뒤꿈치가 부딪치는데(張袂成陰 揮汗成雨 比肩繼踵而在/ 장몌성음 휘한성우 비견계종이재)’ 어찌 사람이 없다고 하느냐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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袂는 소매 몌. 그러면서 작은 사람을 보내는 나라는 무능한 나라의 무능한 왕에게 보내는 원칙이 있다고 태연히 말해 초왕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함께 나온 揮汗成雨(휘한성우)도 땀이 비 오듯 하다는 뜻과 함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나타낸다. ‘晏子春秋(안자춘추)’ 雜篇(잡편) 하에 실린 내용이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