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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5일 금요일

일리만기日理萬機 - 하루에 처리할 일이 일만 가지, 사소한 일도 직접 처리하다.

일리만기日理萬機 - 하루에 처리할 일이 일만 가지, 사소한 일도 직접 처리하다.

일리만기(日理萬機) - 하루에 처리할 일이 일만 가지, 사소한 일도 직접 처리하다.

날 일(日/0) 다스릴 리(玉/7) 일만 만(艹/9) 틀 기(木/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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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가지의 베틀이란 뜻을 가진 萬機(만기)는 임금이 보는 여러 가지 정무, 많은 기밀이라 사전에 풀이한다. 機(기)가 베틀에서 機微(기미), 천기나 기밀, 문서라는 뜻으로 확장되었다는데 많이 익은 말이 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핀다는 萬機親覽(만기친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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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올리는 모든 문사를 친히 읽고 판단하여 행한다는 이 성어는 유능한 군주일 때는 나라가 융성할 수 있었어도 재능이 없으면서 일일이 간섭한다면 잘 돌아갈 수가 없다. 이 장단점보다 하루에 다스려 처리할 일(日理)이 만 가지나 된다(萬機)는 말이 처음 ‘書經(서경)‘에서 사용되었다니 먼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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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주요 경전 四書三經(사서삼경)에 드는 서경은 중국 고대왕국의 기록인데 숭상해야 하는 책이라며 尙書(상서)로도 불린다. 성군 堯舜(요순)의 치적이 실린 虞書(우서)에 후일 夏(하)나라의 시조가 되는 禹(우)와 皐陶(고요)의 대화 중에 성어가 등장한다. 질그릇 陶(도)는 사람이름일 때는 ‘요‘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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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는 舜(순)임금 시절의 명신으로 법리에 통달하여 형벌을 제정하고 감옥을 만들었다는 사람이다. 순임금 앞에서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덕과 자신의 정치 이념을 말하는 중에 임금은 하늘의 뜻과 질서에 따라 백성들을 예와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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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을 보자. ‘안일과 욕심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하지 말고, 삼가 조심하여 두려워해야 합니다(無敎逸欲有邦 兢兢業業/ 무교일욕유방 긍긍업업),, 하루 이틀 일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만 가지 일이 그르쳐지니, 모든 관리에 일을 저버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一日二日萬幾 無曠庶官/ 일일이일만기 무광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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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인 萬幾(만기)는 비롯하다, 시작하다의 뜻으로 여러 가지 일의 발단을 뜻하다가 지금은 萬機(만기)로 굳어졌다. 고대의 임금이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자질구레한 일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자칫하면 틀어진다니 무척 피곤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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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직접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런 스타일의 대표가 秦始皇(진시황)이다. 하루에 검토할 문서를 저울에 달아 미달하면 만들어 올리도록 했다니 이렇게 무리하고 건강이 좋을 수가 없었다. 끼니를 거르며 일에 파묻혀 食少事煩(식소사번)한 諸葛亮(제갈량)도 수명이 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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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世宗大王(세종대왕)이나 正祖(정조)도 널리 의견을 구해 업적을 많이 남겼다. 이러한 예들은 능력이 특출하면서도 부지런하여 역사에 남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문제다. 아랫사람이 능히 처리할 일도 보고하라며 일일이 간섭하면 쉽게 될 일도 그르친다. 작은 조직이나 큰 사회에도 이런 사람은 꼭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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